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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이범호! 이범호! 이범호!"
이범호가 더그아웃에서 방망이를 들고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이범호"를 목놓아 외쳤다. 그리움의 표출이었다. 이범호는 KIA 팬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11년부터 KIA 유니폼을 입은 뒤 항상 짜릿함을 선사했다. 특히 2017년 한국시리즈 5차전 3회 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두산 니퍼트를 상대로 만루 홈런을 치며 KIA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무엇보다 유연한 수비로 '핫코너' 3루 수비도 잘 해냈다.
하지만 고질적인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이 올 시즌 발목을 잡았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결국 개막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4월 10일 1군에 콜업돼 대타로 출전했다. 임팩트는 여전했다. 4월 13일 SK 와이번스전에선 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를 견인하기도. 그러나 이범호의 모습은 4월 27일 이후 1군에서 사라졌다. 팀 성적이 부진하기도 했지만 활용폭이 너무 좁아졌다. 햄스트링 재발 우려로 타격은 되지만 주루와 수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5월 1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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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구단도 이범호에게 최고 예우를 갖춰주기로 약속했다. 오는 13일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주기로 했다. 박흥식 감독대행도 발을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 두 가지 선물을 준비했다. KBO리그 역대 13번째 2000경기 출전 보장과 은퇴식이 예정된 '친정' 한화 이글스전 선발출전이었다.
4일 NC전 대타은 이미 공식적으로 현역은퇴가 KIA 팬에게 알려진 뒤 팬 앞에 얼굴을 드러낸 첫 출전이었다. 보고싶었던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팬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범호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환하게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팀의 첫 득점을 안겼다. 결대로 밀어쳐 3루 주자가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다. '구력의 힘'을 이범호가 제대로 증명했다.
박 감독대행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이범호를 꼬옥 안아줬다. 이범호 스스로 언급한 "행복한 시간"이 고개를 들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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