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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실력'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양상문 감독 뿐만이 아닐 것이다.
올시즌 새롭게 KBO리그 마운드를 밟은 톰슨은 이전까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일관하며 벤치의 애를 태웠다. 양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미국과 한국에서 볼배합이 차이가 나는데, 한국 타자들의 장단점을 상기하면서 던지라고 했다"면서 "그런 게 머릿속에 확신을 가지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감이 관건"이라고 했다. 적응력을 언급한 것이다. 적응 과정에서 한 단계만 넘어서면 에이스급 투수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톰슨은 이에 부응했다. 톰슨이 무실점 피칭을 한 것은 시즌 첫 등판인 삼성전(5⅔이닝 2안타 무실점)에 이어 두 번째다. 톰슨은 공교롭게도 올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꼽히는 지난 3월 31일 잠실 경기에서도 LG를 상대로 7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LG전 2경기에서 16이닝 7안타 1실점을 기록한 것이다.
톰슨의 호투를 앞세운 덕분에 롯데는 올시즌 팀 경기 최단시간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지난 5일 부산 SK 와이번스전에서 기록한 2시간 51분을 37분이나 앞당겼다.
톰슨은 100개의 공을 던졌고,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투심과 커터,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힘있게 던지며 LG 타자들을 압도해 나갔다. 9이닝 가운데 삼자범퇴가 무려 5번이나 됐다. LG 타선은 톰슨을 상대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롯데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완봉승을 거둔 톰슨을 앞세워 향후 반전 분위기를 만드는데 있어 있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투수가 9이닝 완봉승을 따낸 것은 2016년 4월 14일 잠실 LG전 선발 브룩스 레일리 이후 1125일 만이다.
경기 후 톰슨은 "완봉은 매우 어렵고 언제나 기분좋은 기록이다. 오늘은 모든 조건이 따라줬다. 7회와 8회를 거치며 공 개수가 적어 완봉에 대한 기대를 갖고 던졌다"면서 "경기 전 (포수)나종덕과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자는 얘기를 나눴고, 가운데를 보고 던진 게 결과가 좋았다. 후반 변화구 위주의 피칭도 주효했다. 내가 가진 능력을 보여준 경기이며, 최근 좋지 못한 모습을 극복한 의미있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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