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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무너질 1점대 ERA 4명, 올해는 생존자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5-14 08:53


평균자책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은 꾸준함이 강점이다.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KBO리그 역사상 평균자책점 1점대 시즌을 기록한 투수는 박철순 장호연 선동열 최동원 최일언 김용수 김건우 송진우 조규제 김경원 조계현 구대성 김현욱 정명원 임창용 류현진 등 16명 밖에 안된다.

특히 선동열은 0점대를 포함해 총 8번이나 1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마크, 해당 시즌 모두 타이틀 홀더가 됐다. 류현진은 2010년 25경기에서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를 올리며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로 남아 있다. 당시 류현진의 1점대도 1998년 정명원 임창용 이후 12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그만큼 현대 야구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은 달성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그러나 타고투저가 뚜렷이 완화된 올해 류현진 이후 9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나올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13일 현재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두산 베어스 린드블럼(1.53)과 이영하(1.60),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1.66), SK 와이번스 앙헬 산체스(1.80)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LG 헨리 소사(1.71) 한 명 뿐이었던 1점대가 올해 4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공인구 반발력 축소 및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지만, 해당 투수들의 실력 역시 믿을 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9경기에서 59이닝을 던져 자책점 10개를 기록했다. 최근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간 린드블럼은 아직 3점 이상 실점한 준 적이 없다. 무실점 경기도 2번이다. 꾸준함이 무기인 린드블럼의 경우 지난해보다 훨씬 다양한 볼배합과 안정된 제구력, 공격적인 승부가 뒷받침되고 있다.

1군 데뷔 3년 만에 풀타임 선발 보직을 받은 이영하는 지난 8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8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평균자책점 1점대에 진입했다. 이영하 역시 시즌 첫 등판이던 3월 2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3자책점을 기록한 뒤 6경기 연속 2자책점 이하를 이어갔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이영하는 린드블럼에 이은 팀내 2선발급으로 각광받는다.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은 지난 3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이닝 동안 6실점하는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1점대로 치솟았다. 윌슨은 이닝이터 능력이 최대 강점이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LG 에이스로 활약중인 윌슨은 KBO리그 두 번째 시즌을 맞아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가 부쩍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위와 제구력은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완급조절에서 노련미가 배가 됐다는 이야기다. 올시즌 9차례 등판서 무자책점 경기를 5번이나 펼쳤다. 윌슨의 최대 강점은 7,8회까지 이닝을 끌고가는 능력이다.

역시 KBO리그 2년차인 산체스도 올해 8차례 등판 가운데 4번의 무자책점 경기를 이끌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달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89로 불안했던 산체스는 건강한 몸 상태를 되찾으면서 제구력과 자신감이 생긴 것이 호투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적극적인 승부도 돋보이고 있다. 산체스는 평균 151㎞에 이르는 직구와 낙차 큰 커브가 주된 볼배합이다. 지난해보다 탈삼진 능력이 탁월해졌다.

이들이 언제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할 지는 알 수 없다.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윌슨의 경우 지난 3일 두산전에서 4이닝 동안 11안타를 맞고 6실점하는 바람에 0.57이었던 평균자책점이 1점대로 치솟았다. 대량실점을 한 번 하고 나면 까먹은 평균자책점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건강함과 꾸준함이 관건이다. 지난해 소사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 6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7실점하면서 2점대로 치솟더니 8월 1일 두산전서 5이닝 7실점하는 바람에 3점대로 악화됐고, 결국 3.52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시즌 이들 4명 역시 5실점 이상 경기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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