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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런 삼성, 과연 오승환 잡을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0-17 17:15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 2011년 10월 25일 대구시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 대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과연 삼성 라이온즈는 다시 '끝판대장' 오승환(36·콜로라도 로키스)을 품게 될까.

시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오승환의 깜짝 복귀 선언에 삼성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17일 오승환의 복귀 선언이 전해진 직후 "(오승환 복귀는) 처음 들어보는 얘기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콜로라도와 계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쉽게 돌아올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만약, 한국으로 올 수 있게 된다면 이 문제는 그 때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삼성 소속이던 지난 2013년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한신 타이거즈(일본) 유니폼을 입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이 없는 상황이었으나, 해외 진출을 바라는 오승환의 의지에 삼성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삼성이 이적료 없이 오승환을 보내려다 타팀에 폐를 끼치지 않는 차원에서 5000만엔(약 5억원)을 받았지만, 이를 다시 오승환에게 주기도 했다.


◇삼성 시절 오승환. 스포츠조선DB
한신을 거쳐 메이저리그에서도 능력을 인정 받은 오승환의 기량엔 추호의 의심이 없다. 오승환이 입단한다면 심창민-최충연을 마무리로 번갈아 기용하던 삼성의 뒷문 걱정도 단숨에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삼성이 오승환의 복귀를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것. 오승환이 올 시즌 콜로라도에서 받은 연봉(200만달러·약 22억원)을 맞춰주진 못하더라도, 팀에서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적잖은 금액과 계약 기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최근 수 년간 긴축 기조를 이어온 구단의 방향과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오승환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하기도 부담스럽다.

'징계'라는 또다른 걸림돌도 있다. 오승환은 지난 2015년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이후 KBO 상벌위원회는 지난 2016년 1월 오승환이 KBO리그로 복귀할 시 시즌 50%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오승환이 삼성 유니폼을 입더라도 시즌 총 일정의 절반인 72경기에 나설 수 없다. 전반기 내내 활용할 수 없는 오승환에게 거액과 다년계약을 안기기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해결책 선례는 있다. 오승환과 함께 원정 도박 혐의로 기소됐다가 KBO 상벌위로부터 같은 처분을 받았던 임창용은 지난 2016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면서 연봉 3억원을 전액 기부하고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한 뒤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다만 이를 따를지는 오승환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오승환이 콜로라도 시절에 비해 삭감된 연봉과 출전정지 징계를 감수하고 삼성으로 '백의종군'을 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삼성 시절 오승환.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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