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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버 공시 김태완, "다시 도전한다. 후회남지 않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14 15:00



"열심히 문을 두드려 봐야죠. 후회를 남기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머리 위로 치켜 올린 방망이 끝은 언제나 투수를 향해 있었다. 마치 독을 품은 코브라처럼. 투수가 공을 던지려고 하면 배트는 어깨 뒤로 넘어와 발사 준비를 했다. 타구가 제대로 걸리면 까마득하게 날아가곤 했다. 누구보다 독특한 타격 자세로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김태완(34)이 현역 마감 위기에 처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14일 김태완에게 웨이버 공시 통보를 했다. 김태완은 "오늘 화성 2군 훈련장에 출근해 운동을 하고 난 뒤에 구단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바다. 그간 신경 써준 2군 코칭스태프와 팀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홀가분하게 나왔다. 원망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데뷔한 김태완은 프로 3년차인 2008년에 23홈런으로 데뷔 첫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듬해에는 타율을 2할6푼6리에서 2할8푼9리로 끌어올리면서 전년과 같은 23홈런을 기록했다. 타격폼이 특이했지만, 삼진은 잘 당하지 않고 볼넷을 잘 골라냈다. 2009년에는 89개의 삼진을 당했지만, 볼넷을 72개 얻어내 전체 5위에 올랐다. 출루율(0.419)은 전체 7위였다.

그러나 2010년 15홈런을 친 뒤 공익 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하면서 전성기를 일찍 마감하고 말았다. 2013년 1군에 돌아왔지만, 팀내 포지션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고 말았다. 결국 2010년 이후 단 한번도 한 시즌 두 자리수 홈런을 달성하지 못했다.

웨이버 공시는 김태완에게는 이미 한 차례 겪었던 일이다. 2016년 9월 20일에 친정팀이었던 한화 이글스에서 이미 한 차례 방출을 당했다. 그러나 그 해 12월에 장타력을 기대한 넥센이 김태완을 영입했다. 김태완은 넥센 입단 첫 해였던 2017시즌에는 46경기에 나와 타율 3할1푼1리에 4홈런 7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2018시즌에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출발은 좋았다. 넥센의 올 시즌 1호 홈런을 기록했다. 3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말 1사후 좌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6회에도 안타를 기록하는 등 멀티히트 게임을 펼치며 팀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런 활약이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개막전 홈런이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홈런이 됐다. 타격 부진 등으로 5월6일 1군에서 제외 됐다. 이후 2군에서 심기일전한 김태완은 2개월 여만인 지난 7월10일에 다시 1군에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9일 만에 다시 2군으로 강등됐다. 7월18일 LG전 대타로 나온 게 김태완의 올해 마지막 1군 경기 출전이었다.


'무적 신세'가 된 김태완은 조만간 다른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 영입 의향을 알아보겠다는 계획이다. 김태완은 "작은 역할이라도 나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보겠다. 그냥 은퇴를 하는 것보다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노력해 보려고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안된다면 그때는 나 스스로도 (은퇴를)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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