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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자 야구인이 많아졌다고 해도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다른 팀에서 맞대결을 하는 경우는 참 드물다. 특히 아버지를 상대팀으로 두고 아들이 선발 등판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면서 아버지 김 코치가 난감한 상황이됐다. 프로 2년차로 아직 승리가 없는 아들이 첫 승을 하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과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팀의 승리도 필요한 코치의 마음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경기전 김 코치는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에게 내야 펑고를 쳐주면서 잘못된 부분을 세세하게 알려줬다. 선수들은 평소처럼 행동하는 김 코치 앞에서 "오늘은 잘쳐야지"라고 말하며 짖?J게 행동하기도.
한화 한용덕 감독은 "팀도 중요하지만 아들이 더중요한게 아닌가"라고 웃으면서 "이럴 때야말로 스포츠맨 정신으로 플레이를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고 하더니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아들은 초반 힘들게 던졌다. 김성훈은 1회말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불안했다. 다행히 안타를 치고 나간 선두 버나디나가 도루실패로 아웃되고, 4번 안치홍과 5번 김주찬을 범타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1-0으로 앞선 2회말엔 아쉽게 안타 1개를 내주고 희생플라이로 1실점해 1-1 동점을 허용.
3회초 한화가 3점을 뽑아 4-1로 앞서면서 김성훈에게 승리 투수의 기회가 오는 듯했다. 하지만 한화 한용덕 감독은 3회말 수비 때 김범수로 투수 교체를 단행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날 김성훈의 기록은 2이닝3안타 1실점이었다.
아들이 일찍 강판되면서 김 코치는 타이거즈의 수비코치로서의 임무만 수행하면 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