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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는 30명. 구단에서 마음에 드는 외국인 선수를 고르는 것도 힘들지만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는 이 30명에 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베렛은 2011년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로 뉴욕 메츠에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14년 겨울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룰5드래프트로 그를 지명했고 빅리그 데뷔기회를 얻지도 못하고 웨이버공시됐다.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가 그를 데려갔지만 부진해 메츠가 다시 그를 영입했다. 그리고 메츠에서 그는 일생일대의 인연을 만났다.
바로 노아 신더가드(26)다. 2015년 메츠로 팀을 옮긴 신더가드는 베렛과 만나, 둘도 없는 '베프'가 됐다. 신더가드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이자 메츠의 에이스다. 올 시즌 개막전에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올시즌 7승2패-평균자책점 3.27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신더가드는 패스트볼 구속이 101마일(약 163㎞)에 육박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베렛 뿐만이 아니다.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28)도 있다. 로하스의 집안이 야구가족인 것은 유명하다. 게다가 로하스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로빈슨 카노(36)와 '절친'이다. 8년의 나이차가 있지만 단단한 우정을 지키고 있다. 로하스는 예전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뛸 때 카노와 동료가 됐고 이후 카노는 그의 절친이자 멘토가 됐다. 올 시즌 전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할 때도 카노와 함께 했다. KT 관계자는 "로하스가 카노와 정말 친하다. 로하스의 타격폼을 보면 카노와 비슷한 면이 많다. 카노가 폼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8일 경기 전 "카노와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느냐"고 묻자 로하스는 "그 친구랑 뭐하러 같이 사진을 찍나"라고 웃었다. '절친'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대답이다.
2005년부터 뉴욕 양키스의 간판 타자이자 2루수로 활약했던 카노는 2014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10년 총액 2억4000만 달러의 FA계약을 체결하고 활약해오고 있다. 통산 305홈런을 기록하며 유력한 명예의 전당 후보로 꼽혔지만 최근 금지약물 복용의로 80경기 출전 정지 처분으르 받아 빛이 바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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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두산 베어스의 조쉬 린드블럼(31)은 LA 다저스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와 친하다. 2008년 커쇼와 린드블럼은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다저스에 입단했고 커쇼는 곧장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린드블럼은 2011년에야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하지만 친분은 2008년부터 계속 이어져 서로의 결혼식에 참석할 만큼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린드블럼의 '루키헤이징(신입선수 신고식)'때 무당벌레 복장을 입은 린드블럼과 함께 걷는 커쇼의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우정은 나이도, 실력도, 지역도 넘나든다. 야구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리그를 넘어선 우정을 지켜 보는 것도 야구를 즐기는 재미가 될 수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