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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섣부른 세리머니였다.
KT는 0-1로 밀리던 7회 찬스를 잡았다. 해커가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며 힘이 떨어진 시점. 무사 2루 찬스서 최근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타석에 들어섰다. 로하스는 해커의 떨어지는 낮은 공을 완벽하게 받아쳤다. 포물선이 낮은 공이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로하스는 홈런을 확신한 듯 1루 더그아웃에 있는 동료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며 천천히 뛰었다. 하지만 탄도가 낮았던 타구는 펜스 위 철제 안전망에 걸렸다. 홈런이 아니었다. 비디오 판독을 했지만 홈런은 아니었다. 문제는 너무 느리게 간 로하스가 1루밖에 가지 못했다는 것. 동점은 됐지만, 이후 역전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사 1루보다 무사 2루가 훨씬 나았다. 로하스가 방심하지 않고 조금만 더 열심히 뛰었다면 무사 2루 찬스가 이어졌을 것이고 그 다음 박경수가 똑같은 1루 방면 땅볼을 쳤다면 3루까지 가 희생플라이 1개로도 역전이 가능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KT는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하고 상대의 기를 완벽히 꺾을 찬스를 날리고 말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