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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의 아픔, 결승포로 날려버리다!
이성열은 하루 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폭염도 폭염이지만, 팀이 4-5로 KT에 밀리던 8회말 무사 만루 찬스서 타석에 들어섰다. 천금의 역전 찬스. 하지만 믿었던 5번타자 이성열이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에게 삼진을 당하며 묘한 기류가 흘렀고, 결국 정은원의 삼진과 백창수의 내야 땅볼로 한화는 1점도 뽑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첫 타자 이성열이 희생 플라이라도 때려줬다면 공격이 더 쉽게 풀릴 수 있었겠지만, 삼진이 나오자 어린 고졸 신인 정은원에게는 자신의 타석이 큰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열은 하루 만에 값진 결승포로 전날 패배의 아픔을 씻어냈다. 결정적 홈런을 치고도 크게 흥분하지 않고, 담담하게 더그아웃에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 감독은 이런 믿음으로 지난 24일 원래 주장이었던 송광민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이성열을 새 주장으로 낙점했다. 2003년 프로 생활 시작 후 16년 만에 처음 주장 역할을 맡았다. 이성열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후 어김없이 한 감독의 가슴을 때렸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