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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 길어지는 경기. 당연히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심판이라면 끝까지 공정한 판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우효동 구심의 콜 하나는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었다.
여기서 상황이 발생했다. 구승민의 5구째 공이 황재균 몸쪽으로 붙었다. 홈플레이트를 걸치지도 않았고,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났다. 끝내기 밀어내기인줄 알았던 황재균이 1루쪽으로 걸음을 떼려는 순간, 스트라이크콜이 나왔다.
육안으로 봐도 볼, 방송사 중계 화면에 나온 'PITCH ZONE'도 볼. 그냥 볼이었다. 롯데 포수 김사훈도 애써 프레이밍을 시도하지 않았다. 비슷하게 들어와야 프레이밍을 하며 볼이 될 수 있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볼 생각이라도 하는데, 그냥 들어오는대로 공을 잡았다.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공이었다.
사실 우 구심의 이상 징후는 경기 중간부터 나타났다. 역투를 펼치던 KT 선발 더스틴 니퍼트와 잠시 감정 싸움이 있었다. 롯데가 던지는 바깥쪽 공은 다 잡아주던 우 구심이 승부처이던 7회 니퍼트의 바깥쪽 공은 잡아주지를 않았다. 나종덕 볼넷 장면을 보면 스트라이크를 잡아줘도 무방한 공들을 계속 우 구심이 흘리며 볼넷이 나오고 말았다.
그런데 그 다음 롯데 투수들이 그 코스를 던지면, 대부분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심지어 니퍼트가 같은 코스 공을 던져도 잡아줄 때가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이 일관성 없이 계속해서 왔다갔다 한 것이다. 그리고 연장 승부처에서 납득하기 힘든 스트라이크 콜을 해버렸다. 자신의 판정으로 경기가 끝나는 사실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판정 하나에 직접적으로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6월들어 3승14패에 그치던 KT에게 이날 경기 1승은 너무도 간절했다. 하지만 그 1승이 1무로 바뀌고 말았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