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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속도가 더디다"'APBC' 4명만 자카르타 가는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6-11 19:37 | 최종수정 2018-06-11 20:40


지난해 11월 도쿄돔에서 APBC 대표팀. 스포츠조선DB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들의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승선이 불발된 이유는 무엇일까.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1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4인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했던 선수는 4명 뿐이다. 투수 함덕주(두산)와 임기영(KIA) 그리고 내야수 김하성(넥센)과 박민우(NC)가 'APBC'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예상보다 적은 숫자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던 'APBC'는 한국과 일본, 대만까지 3개국이 참가한 친선 경기 성격이 짙은 대회였다. 하지만 2018년 아시안게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한국, 일본, 대만은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APBC'에 참가했다. 한국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선동열 감독이 대표팀 전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였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두는 출발선이었다.

그래서 'APBC' 대표팀 명단을 추릴 때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3개국간의 합의 하에 프로 3년차 이하 혹은 만 23세 이하 젊은 선수들 위주로 출전 자격이 주어졌고, 그 외 베테랑이 필요하다면 '와일드카드'를 3장까지 쓸 수 있었다.

선동열 감독은 일찌감치 '와일드카드'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시안게임, 멀리 올림픽까지 내다봤을 때 'APBC'가 대표팀의 세대 교체를 추진할 수 있는 귀중한 오디션 무대가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APBC' 대표팀은 비록 일본에 2번 모두 지며 1승2패 준우승에 그쳤지만, 가능성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신선한 대표팀의 활약은 선동열 감독에게도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게 했다.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엔트리는 일단 이기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가장 실력이 좋은 선수를 뽑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만약 같은 실력이라면 'APBC'에 출전했던 선수에게 더 기회를 줄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숫자의 선수가 뽑혔다. 최유력 후보로 꼽혔던 외야수 이정후(넥센)는 막판 외야 백업 경합 끝에 박해민(삼성), 박건우(두산)에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나머지 선수들의 경우, 지난 시즌과 비교해 뚝 떨어진 올 시즌 성적과 부상, 컨디션 난조 등이 이유였다. 대표팀의 기둥 투수들이었던 박세웅 박진형(이상 롯데) 장현식 구창모(이상 NC) 장필준(삼성) 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뒤늦게 실전 투구에 들어가거나, 부진에 시달리며 작년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외야수 안익훈(LG)은 지난해 3할2푼을 쳤지만, 올해는 1할대 타율에서 허덕이며 공격의 한계점을 넘지 못한 상태다. 구자욱(삼성) 역시 전반기 부상 여파로 장타율이 1할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최종 엔트리 선정을 앞두고 고심하던 선동열 감독도 "'APBC'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많이 뽑아가고 싶었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뽑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이 아닌 야구인, 선배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젊은 선수들이 기본기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갈 수록 좋은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APBC" 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올림픽까지 'SUN키즈'로 활약해주길 바랐지만, 아쉽게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표팀 세대 교체도 현재진행형 과제가 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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