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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초비상이다. 믿었던 외국인 원투펀치가 이틀 연속 줄줄이 무너졌다. 팀 패배 뿐만 아니라 향후 선발 로테이션의 축이 흔들릴 수도 있어 충격은 두배, 세배다.
샘슨은 지난 2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4이닝 8안타(1홈런)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2경기 연속 최악 피칭이다. 샘슨의 약점은 한눈에도 두드러진다. 최고구속 153km의 강속구에 다양한 변화구가 있지만 주자만 나가면 제구가 갑자기 흔들린다. 또 커트당하기 쉬운 구질이어서 투구수가 급격히 치솟고 있다. 24일 경기에서 4이닝 동안 110개를 던졌고, 30일 경기에서도 4⅔이닝 동안 무려 113개를 던졌다.
휠러의 부진은 한화로서 너무나 뼈아프다. 휠러는 지난 25일 넥센전에서 7이닝 1실점 선발승을 따낸 바 있다. 안정된 제구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벤치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날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힘을 앞세운 SK 타자들의 방망이 위력에 주춤 주춤 뒤로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5회에는 2사 2,3루에서 3번 최 정에게 볼3개를 연거푸 던진 뒤 고의 4구, 곧바로 4번 로맥에게 만루포를 맞기도 했다. 표정은 어두웠고, 경기를 지배하던 첫 경기와는 사뭇 달랐다.
국내 선발들이 제 몫을 해준다고 해도 외국인 선수가 버텨내지 못하면 장기 레이스는 치명상을 입는다. 외국인 투수는 못해도 뺄 수 없는 대체불가 자원들이다. 갑자기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기도 어렵다.
한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젊고 건강한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샘슨은 27세, 휠러는 28세다. 한용덕 감독은 "이들에게서 좀 부족한 면을 보더라도 최소 2~3년을 함께할 생각으로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들도 국내 리그에서 야구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 가르쳐 가며 이들을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흔들린다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팀사정도 마냥 이들을 기다려줄 수 없다.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한화는 리빌딩을 선언한 상태지만 올시즌 도약을 노리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 둘은 변화를 이끌 핵심 멤버다. 한 감독은 샘슨에 대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자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아직은 믿음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