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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BO리그의 외국인 투수 '신입생'은 모두 10명이다. 2년 만에 한국땅을 다시 밟은 에스밀 로저스(넥센 히어로즈)는 '복학생'.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들은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 '원투펀치' 역할을 맡아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베일에 가려졌던 실체가 드러나는 시기이기에 아군, 적군 할 것없이 분석에 여념에 없다.
삼성을 제외한 상당수 팀들은 외국인 투수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개막전 선발 카드를 꺼내드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다.
A+:산체스-듀브론트-윌슨
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는 2경기에서 9이닝 3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대단히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6km를 찍었다.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은 2경기에서 10이닝 동안 6안타 11탈삼진 2실점의 짠물 피칭을 했다. 최고 149km의 빠른 볼에 변화구 제구도 안정감이 있었다. 파워볼을 던지는 팀 동료 헨리 소사와는 또 다른 정교함이 엿보인다.
A:샘슨-휠러-베렛
한화 이글스 듀오 키버스 샘슨과 좌완 제이슨 휠러는 나란히 합격점을 받았다. 샘슨은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2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에 달했다. 제구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무4사구였다. 휠러 역시 넥센전에서 4⅔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코너워크가 좋고, 직구 구속도 145km까지 쭉쭉 끌어올렸다. 1m98 장신에 좌완, 57만5000달러로 외인 최저연봉이지만 성적은 연봉순이 아닐지도 모른다.
NC 로건 베렛은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을 했다.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볼에 낮게 형성되는 제구력을 갖췄다. 스트라이크 외에 볼을 던질 때도 버리는 투구가 적었다.
B:후랭코프-왕웨이중-아델만, C;보니야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는 KIA 타이거즈전에서 3⅔이닝 3안타 2볼넷 2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스피드는 140km대 중후반을 기록했는데, 간혹 제구가 흔들렸다. 4개의 4사구가 아쉬웠다. 아직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대만 출신 최초의 KBO리그 선수인 NC 왕웨이중은 한화전에서 5⅔이닝 8안타(1홈런) 3탈삼진 4실점을 했다. 150km의 빠른볼, 141km의 빠른 슬라이더가 주무기. 공격적인 피칭을 했지만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왕웨이중의 첫 피칭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며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높이 샀다.
삼성 아델만은 KIA전에서 5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다소 좁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지만 구위 자체도 아쉬웠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에 머물렀고, 변화구의 꺾이는 각 역시 예리하진 않았다. 105만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했지만 1선발다운 무게감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 보니야는 제구가 들쭉날쭉이다. kt전에서 5이닝 동안 10안타(2홈런) 7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직구 스피드는 140km대 중반이지만 힘이 느껴지진 않았다. 피칭 밸런스까지 무너진 모습을 보여 계기가 필요해 보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2018년 새 외국인 투수 시범경기 성적(19일 현재)
앙헬 산체스(SK)=1경기(삼성), 4이닝 3안타 무4사구 9탈삼진 1실점(비자책)
펠릭스 듀브론트(롯데)=2경기(kt, LG), 9이닝 3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세스 후랭코프(두산)=1경기(KIA), 3⅔이닝 3안타 2볼넷 2사구 1탈삼진 1실점
타일러 윌슨(LG)=2경기(두산, 롯데), 10이닝 6안타(1홈런) 2볼넷 11탈삼진 2실점
키버스 샘슨(한화)=1경기(NC), 5이닝 2안타(1홈런)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
제이슨 휠러(한화)=1경기(넥센), 4⅔이닝 3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1실점
로건 베렛(NC)=1경기(한화), 5이닝 3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왕웨이중(NC)=1경기(한화), 5⅔이닝 8안타(1홈런) 무4사구 3탈삼진 4실점
팀 아델만(삼성)=1경기(KIA), 5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
리살베르토 보니야(삼성)=1경기(kt), 5이닝 10안타(2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