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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이 시범경기에서 또다시 난조를 보였다.
왜 이렇게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 류현진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커브의 회전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류현진은 "커브에 회전력을 많이 주면 타자들에게 더 까다로워진다"고 했다. 류현진의 커브는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권에 속한다. 지난해 커브의 피안타율은 1할4푼5리로 커브로 결정구를 50회 이상 던진 투수 120명 가운데 10위였다.
다만 분당 회전수(rpm)는 2422회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2490회보다 약간 적었다. 이 부분에 대해 류현진이 아쉬움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커브를 잘 던지는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와 리치 힐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커브라도 회전력을 높이려면 손가락 힘을 더 가해야 하고 손목의 회전에도 신경써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이날도 류현진의 커브 중 몇 개는 높게 형성되거나 원바운드로 들어갔다.
2회에는 수비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1사후 애덤 엥겔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몬카나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다저스 내야진이 더블플레이에 실패하면서 2사 1루가 됐다. 기록상 실책은 아니었지만, 이닝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류현진은 가르시아에게 좌중간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허용, 주자 한 명이 홈을 밟았다. 이어 어브레이유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0-5로 벌어졌다. 류현진은 데이비슨에게 내야안타를 내줘 2사 1,3루에 몰린 뒤 코델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회를 겨우 마무리했다.
3회에는 선두 앤더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산체스를 삼진, 오마 나바에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0-5로 뒤진 4회말 코리 코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현지 중계방송사와의 덕아웃 인터뷰에서 "몸 상태가 정말 좋다. 작년과 비교하면 불안감이 없고, 정해진 대로 공 개수를 늘리고 있다"며 "이닝 수를 많이 채우지 못해 아쉽지만, 투구수를 늘리면서 정규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몸상태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과 자신감을 얻었다는 뜻이다. 직구 구속도 92~93마일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에 목표한대로 커브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시범경기 결과는 그저 과정으로만 여기면 된다는 분석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