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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이치로, 결국 친정팀 시애틀 품에 다시 안겼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3-08 08:52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FA로 풀린 이치로 스즈키가 메이저리그 데뷔 때의 친정팀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공식 계약했다. ⓒAFPBBNews = News1

"50살까지 (현역으로)뛰겠다"던 그의 말은 이제 더 이상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벌어질 수도 있을 듯 하다.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소속팀을 구하던 스즈키 이치로(45)가 친정팀 시애틀 매리너스와 8일(한국시각) 공식 계약했다. 이로써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18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com과 ESPN 등 미국 매체들은 시애틀과 이치로가 1년 짜리 계약을 맺었고, 보장 연봉 75만달러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최대 200만달러가 된다고 밝혔다.

이치로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같은 타자다. 일본에서 프로무대를 평정하고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임팩트를 준 동양인 타자다. 단순히 강한 인상을 남긴 데 그치지 않고,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 입단 첫 해인 2001년 신인왕과 MVP를 석권하며 단숨에 최정상급 선수가 된 이치로는 10년 연속 3할-200 안타 이상을 기록한 '타격 머신'이다. 2004년에는 무려 262개의 안타를 날려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세웠다. 또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인 지난 2016년에는 통산 30번째로 3000안타를 기록했다.

2012년 7월에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된 이치로는 2014시즌까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가 2015년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그러나 이치로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마이애미가 200만달러의 계약 연장 팀 옵션을 포기하면서 FA시장에 나오게 됐다. 마이애미는 40대 중반의 나이와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기량 때문에 계약 연장을 포기한 것이다. 이치로는 2017시즌 마이애미에서 백업 외야수로 136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5리에 3홈런 20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아무리 과거에 화려한 기록을 세웠더라도 세월의 무게는 이길 수 없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대부분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치로에 대해 이런 식의 평가를 했다. 그래서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다. 실제로 계약 진행 자체가 잘 되지 않고 해를 넘겼다.

그러나 반전이 생겼다. 친정팀인 시애틀이 갑작스러운 '외야수 부상 릴레이'를 만나게 된 것. 주전 좌익수 벤 개멀과 우익수 미치 해거니가 부상을 당했고, 백업 외야수 기예르모 헤레디아는 어깨 수술 여파로 수비가 안된다. 결국 급박해진 시애틀이 다시 이치로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치로는 "내가 얻은 모든 걸 시애틀에 전해주고 싶다"며 팀 전력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어 그는 "다들 내가 50세까지 뛰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50세까지'가 아니라 '적어도 50세까지'다"라고 현역 연장 의지를 강력하게 재확인했다. 이치로는 지난해까지 통산 2636경기 출전에 타율 3할1푼2리, 3080안타, 117홈런 780타점 1415득점 509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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