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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스프링캠프, 이런 건 불편해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1-30 23:51 | 최종수정 2018-01-30 23:52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투산 베로비치에서 훈련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스프링캠프의 계절이 돌아왔다.

10개 구단 중 kt 위즈는 29일 애리조나 투산행 비행기를 탔고 5팀은 30일 전지훈련지로 떠났다. 그리고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등 나머지 4팀도 31일 전지훈련지에 도착했다.

미국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그리고 호주 시드니와 일본 오키나와 등 각 팀은 저마다 원하는 1차 훈련지를 택했다. 그런데 각 팀이 캠프를 차린 곳은 숙소와 훈련장만 있는, 외진 곳이 대부분이다. 훈련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물론 훈련일인 경우 선수들은 훈련하기 바쁘기 때문에 다른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 하지만 휴식일에는 숙소에 머무는 것 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다. 매년 애리조나에서 1차 전지훈련을 갖는 NC 다이노스의 박민우는 "나는 휴식일이 더 힘들다"며 "훈련일에는 운동하고 저녁시간에 취미생활 조금 하다보면 잘 시간이다. 하지만 휴식일에는 할 일이 별로 없다"고 웃었다.

실제로 휴식일에는 택시를 타고 쇼핑을 하는 선수들도 있고 숙소에서 잠을 자면서 피로를 푸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며 친분들 다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팀이 낯설은 외국인 선수들은 주장 등 한국 선수들과 친해질 좋은 기회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에 1차 캠프를 차린 두산 베어스. 스포츠조선DB
1차 전지훈련에서 두산 베어스는 호주 시드니에, 롯데 자이언츠는 대만에, SK 와이번스는 미국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리고 나홀로 훈련을 진행한다. 하지만 애리조나 투산에는 NC를 비롯해 LG 트윈스, 넥센, kt가 함께 있다. 나홀로 훈련을 하든 여러 팀과 함께 있든 좋은 면도 있지만 좋지 않은 면도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플로리다에 홀로 떨어져 있다보니 연습경기 한 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도 애리조나에 훈련지를 알아봤지만 기존 팀들이 있어 빈 곳을 찾지 못했다. 이제 플로리다도 매년 가다보니 선수들도 편안해하는 것 같기는 하다"고 귀띔했다.

물론 함께 있어도 불편한 점은 있다. 예를 들면 생필품 경쟁(?)이다. 1차 훈련지에서의 체류기간은 대부분 20일이 넘는다. 때문에 현지에서 속옷 등 생필품을 조달하는 선수들도 많다. 보통은 현지에 도착한 날 현지 쇼핑몰 등을 찾아 구매한다. 하지만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kt는 다른 팀보다 하루나 이틀 먼저 투산에 도착했다. 자연스럽게 생필품을 선점할 기회는 kt 선수들이 갖는다. 30일 출국하는 NC 선수들은 "지난 해에도 보면 kt 선수들이 먼저 쇼핑몰에 가서 속옷 등 생필품을 다 사가버려 텅텅 비어있더라. 살 수가 없다"고 농담처럼 볼멘 소리를 했다.

올 시즌 10개팀은 모두 각자의 방식대로 담금질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어떤 팀이 가장 실속있는 전지훈련을 소화해낼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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