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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열 "김사연 이름 달고 잘하고 싶었는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1-17 09:30



"이름 안바꾸고 잘하고 싶었는데…."

kt 위즈에 그동안 보지 못하던 이름을 가진 선수가 등장했다. 김지열. 최근 개명한 김사연의 새 이름이다.

'사연 많은 사나이' 김사연이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김동명이 김동욱으로 개명을 한 이후 kt에서 또 이름을 바꾼 선수가 나왔다.

김사연은 그동안 개명 권유를 가장 많이 받은 프로야구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다. 뭔가 될 것 같으면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야구 인생이 꼬였다. 2007년 한화 이글스에 신고 선수로 입단해 2010년 한대화 전 감독의 눈에 들어 1군 선수가 되는 듯 했지만, 시범경기 손바닥 골절상으로 군대에 가야했다. 그리고 방출. 신생팀 kt의 부름을 받았다. 퓨처스리그를 지배하며 큰 기대 속에 1군 첫 해(2015 시즌)를 맞이했다. 그런데 4월 사구를 맞고 왼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절치부심 2016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 홈런왕(6개)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도루를 하다 왼손 검지 골절상을 당하고 말았다. 지난 시즌에도 여기저기 부상 때문에 1군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3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래서 김사연에게는 "이름을 한 번 바꿔보라"는 권유가 많았다. 사연이라는 이름이 안좋은 사연을 만들어내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걱정이었다. 그 때마다 김사연은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겠다. 이름 안바꾸고 잘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특유의 허슬 플레이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무리한 플레이가 나와 자주 다친다는 지적. 김사연은 이런 얘기에도 "프로 선수가 부상 신경쓰며 몸사리면 어떻게 하나. 무조건 앞만 보고 뛰겠다"고 했다.

그랬던 김사연이 결국 이름을 변경했다. 이제 김사연이 아닌 김지열이다. 김지열은 "이름 바꾼 게 대단한 일이 아닌데 쑥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주변에서 하도 이름 얘기를 하니 나도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 없더라. 나도 모르게 '진짜 이름 때문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도 안풀리다 보니 가족들도 개명을 적극 권유했다. 그래서 나도 마음을 먹었다. 평생을 갖고 산 내 이름이 있기에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쉽게 정한 이름은 아니다. 본인 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전국에 이름난 작명소, 절을 찾아다녔다. 김사연은 운동에 집중해야 해 지방까지 가는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다. 잘하는 걸 떠나, 제발 다치지 말고 한 시즌 잘 버텨줬으면 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발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몇 개의 후보들이 모아졌고, 최종 선택은 지열(知熱)이었다. 김지열은 "다 잘 될 수 있고, 뜻은 좋다고 해서 내가 불러봤을 때 입에 붙는 이름을 최종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열이 부상으로 몇 시즌 주춤하는 사이, kt도 점차 프로팀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FA 대형 3루수 황재균이 입단했고 기대주인 신인 강백호도 들어왔다. 갈수록 백업 선수들의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김지열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외야에서 3루로 전향을 시도했었다. 마땅한 3루수가 없는데, 방망이 재능만큼은 탁월한 김사연을 그 자리에 넣고 싶었던 코칭스태프의 의지였다. 하지만 황재균의 입단으로 김지열은 다시 외야로 나가야 할 수도 있다. 김지열은 "개명도 하고 이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현재 자리를 가리고 할 처지가 아니다. 코칭스태프에서 원하는 역할을 해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 야구에 대해 더욱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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