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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각 구단 베테랑 선수들에게 유난히 춥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팀의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했다는 것도 자명하다. 최준석은 장타율 0.430에 14홈런 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14홈런은 최근 4년간 가장 적은 갯수다. 타율도 3할을 넘기지 못했다. 채태인은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해 돌아온 박병호라는 복병을 만났고 정근우는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경기(105경기)에 출전했다. 이대형도 100경기에 출전해 2할6푼7리로 비교적 부진했다.
FA대상자 뿐만이 아니다.
한화 이용규는 올해 팔꿈치와 손목 발목 등 부상에 시달리면 5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타율도 2할6푼3리에 그치면서 테이블세터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때문에 연봉도 9억원에서 4억원으로 삭감됐다.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는 68경기에 출전해 2할6푼3리 4홈런에 그쳤고 넥센 이택근도 2013년 이후 4년만에 3할이 안되는 타율(2할7푼8리)을 기록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이미 한차례 FA를 통해 거액을 손에 쥐어본 선수들이 많다. 지난 몇년간 선수들은 FA호황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보면 투자한 액수보다 소득이 적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다.
FA금액은 100억을 넘겼지만 메이저리그에 간 타자들은 줄줄이 '유턴'을 하고 있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성적은 초라했다. 그렇다고 국내 리그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도 아니다. 선수 연봉의 인플레만 극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구단들이 지갑을 닫은 이유다.
그렇게 호황은 끝나가고 있다. 이제 선수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줄 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