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내년 홈런왕 경쟁 박병호가 주도할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12-12 10:42


홈런왕 2연패를 달성한 SK 와이번스 최 정이 내년 시즌 올해보다 홈런 1개를 더 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로 돌아온 박병호는 내년 시즌 고척스카이돔 데뷔전을 갖는다. 박병호는 2015년 목동구장에서 53홈런을 기록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홈런왕 2연패를 차지한 SK 와이번스 최 정은 지난달 MVP 투표서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뒤 "내가 50개를 쳤어도 MVP는 안됐다. 매년 그렇게 말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한 개 더 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내년에도 홈런왕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최 정은 내년 시즌 어떤 선수의 도전을 받게 될까. 현재로서는 미국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4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52개, 53개의 아치를 그리며 메이저리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첫 시즌 2개월 정도를 뛰고 12홈런, 올해 트리플A 111경기에서 14홈런을 치는데 그친 박병호지만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최 정이 박병호에 도전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추이는 분명하다. 홈런을 치는 능력에서 최 정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반면 박병호는 다시 상승세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 때문에 최 정이 조금은 앞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굳이 2파전이라고 해도 최 정이 홈런 레이스를 끌고 갈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박병호는 KBO리그 2년간 공백을 극복해야 하고, 과거 목동구장보다 큰 고척스카이돔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외국인 타자들의 면면은 어떨까. 12일 현재 내년 재계약이 확정된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 SK 제이미 로맥, KIA 로저 버나디나, 롯데 자이언츠 앤디 번즈, 넥센 마이클 초이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등 6명이며, 새 외인타자는 두산 베어스 지미 파레디스 한 명이다. NC 다이노스는 재비어 스크럭스와 재계약 방침이고,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는 새로운 인물과 접촉 중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LG와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8개팀의 타자들 가운데 3명 정도가 내년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5홈런을 친 스크럭스와 31홈런을 때린 러프, 시즌 중간 들어와 102경기에서 31홈런의 괴력을 뽐낸 로맥을 후보로 꼽을 수 있다. 로하스와 초이스도 거포 스타일이기는 하나, 홈런왕에 도전할만한 능력을 아직은 보여주지 못했다. 파레디스는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라는 평가다. LG는 3루수 요원, 한화는 수비가 좋은 외야수를 접촉 중인데 두 구단 모두 "반드시 거포여야 한다"는 조건은 달지 않았다.

결국 올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홈런왕 구도를 예상하면 최 정, 박병호, 스크럭스, 러프, 로맥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한다는 전제로 홈런왕 타이틀은 40개 이상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양상에 따라 기준을 50홈런으로 잡아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 가운데 타자 친화적인 인천 문학구장, 대구 라이온스파크, 창원 마산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들이 구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홈런 기록으로 뽑아본 파크 팩터는 라이온스파크가 1.423으로 가장 높았고, 문학구장 1.269, 마산구장 1.106으로 모두 1보다 컸다. 파크 팩터가 1보다 크다는 건 다른 구장에 비해 홈런이 많이 터졌다는 뜻이다. 반면 고척스카이돔은 0.706으로 홈런을 치기 힘든 구장으로 나타났다. 박병호가 이 점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넥센의 이전 홈인 목동구장은 마지막 시즌인 2015년 파크 팩터가 1.342였다. 그해 박병호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53홈런을 터뜨렸다.

펜스 거리나 바람의 영향 등 구장의 특성이 홈런왕 경쟁에서 변수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타자들이 얼마나 장타력을 꾸준히 유지하느냐, 몰아치기를 얼마나 자주 벌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역대 홈런왕들은 이 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