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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2연패를 차지한 SK 와이번스 최 정은 지난달 MVP 투표서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뒤 "내가 50개를 쳤어도 MVP는 안됐다. 매년 그렇게 말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한 개 더 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내년에도 홈런왕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외국인 타자들의 면면은 어떨까. 12일 현재 내년 재계약이 확정된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 SK 제이미 로맥, KIA 로저 버나디나, 롯데 자이언츠 앤디 번즈, 넥센 마이클 초이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등 6명이며, 새 외인타자는 두산 베어스 지미 파레디스 한 명이다. NC 다이노스는 재비어 스크럭스와 재계약 방침이고,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는 새로운 인물과 접촉 중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LG와 한화를 제외한 나머지 8개팀의 타자들 가운데 3명 정도가 내년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5홈런을 친 스크럭스와 31홈런을 때린 러프, 시즌 중간 들어와 102경기에서 31홈런의 괴력을 뽐낸 로맥을 후보로 꼽을 수 있다. 로하스와 초이스도 거포 스타일이기는 하나, 홈런왕에 도전할만한 능력을 아직은 보여주지 못했다. 파레디스는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아니라는 평가다. LG는 3루수 요원, 한화는 수비가 좋은 외야수를 접촉 중인데 두 구단 모두 "반드시 거포여야 한다"는 조건은 달지 않았다.
이 가운데 타자 친화적인 인천 문학구장, 대구 라이온스파크, 창원 마산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들이 구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홈런 기록으로 뽑아본 파크 팩터는 라이온스파크가 1.423으로 가장 높았고, 문학구장 1.269, 마산구장 1.106으로 모두 1보다 컸다. 파크 팩터가 1보다 크다는 건 다른 구장에 비해 홈런이 많이 터졌다는 뜻이다. 반면 고척스카이돔은 0.706으로 홈런을 치기 힘든 구장으로 나타났다. 박병호가 이 점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넥센의 이전 홈인 목동구장은 마지막 시즌인 2015년 파크 팩터가 1.342였다. 그해 박병호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53홈런을 터뜨렸다.
펜스 거리나 바람의 영향 등 구장의 특성이 홈런왕 경쟁에서 변수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타자들이 얼마나 장타력을 꾸준히 유지하느냐, 몰아치기를 얼마나 자주 벌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역대 홈런왕들은 이 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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