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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의 지명 관문은 약 10대1이다. 1000명 가까이 신청을 하면 구단별로 10명, 100명만 프로가 된다. 연습생으로 뒤늦게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피튀기는 경쟁으로 주전싸움을 하는데 대략 경쟁률은 5대1 이상이다. 고졸은 9년간 주전, 대졸은 8년간 주전으로 버텨야 FA자격을 취득한다.
4년전과 지금은 상황이 또 달라졌다. FA 100억원(최형우) 시대를 넘어서 150억원(이대호) 둑이 무너졌다. 하지만 이들 10명은 다소 낯선 길을 걸어야 한다. 4년전 양손에 떡을 쥐고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에 비하면 현재는 운신의 폭이 꽤 좁아졌다. 세월이 흘렀고 나이도 먹었다. 부상 등으로 기량이 최전성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있다. 역대 가장 각광받는 두번째 FA들임은 분명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강민호다. 4년전 총액 75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받은 국가대표 포수. 롯데 구단은 강민호를 잡을 방침이다. 문제는 계약 기간과 몸값이다. 유일한 포수 FA라는 장점이 대단하지만 많은 경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올해 투혼을 불살랐지만 다년 계약후에도 향후 좋은 시즌을 치를 몸상태일지는 미지수다.
최준석 박정진 손시헌 이종욱 김주찬 임창용은 현실적으로 타팀 이적이 사실상 쉽지 않다. 팀에 잔류하면서 좀더 짧은 계약 기간에 적당한 몸값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형은 무릎인대 수술을 해 내년 전반기까지는 출전이 어렵다. 역시 이적이 어려울 전망이다. 김주찬과 임창용은 한국시리즈 우승 프리미엄이 FA협상에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내년에도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FA계약으로 늘 4년을 염두에 둔다. 반면 구단은 미래가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30대 초반과 중반, 후반은 체력과 기량 곡선이 매년 급격히 달라진다. 구단들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준척급 FA 뿐만 아니라 두번째 FA들도 일본식 등급제 FA제도나 미국식 퀄리파잉오퍼 제도 등 제도보완이 마련됐다면 선수나 구단이나 권리행사와 전력보강이 좀더 편했을 지 모른다.
보상규정 개편 등 FA제도 보완은 잠시 논의 움직임만 있을 뿐 요지부동이다. 타팀 이적시 보상금(연봉 200%)은 오히려 큰 문제가 아니다. 보상선수(20인 보호선수 외 1명)가 발목을 잡는다. 젊은 유망주를 내주는데 대한 구단의 심리적인 부담과 팬들의 반발 등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양상이다. 이들 중 일부는 FA선언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생애 두번째 FA들 올시즌 주요 성적
강민호 130경기 타율 0.285 22홈런 68타점
최준석 125경기 타율 0.291 14홈런 82타점
정근우 105경기 타율 0.330 11홈런 46타점
이용규 57경기 타율 0.263 12타점 10도루
김주찬 122경기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
손시헌 124경기 타율 0.350 5홈런 45타점
이종욱 107경기 타율 0.308 5홈런 34타점
이대형 100경기 타율 0.267 24타점 23도루
박정진 55경기 3승2패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94
임창용 51경기 8승6패7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