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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에서 가장 믿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타격이다. 두산 베어스는 확 달라진 분위기를 어떻게 대처할까.
두산 타선은 플레이오프에서 말 그대로 '미친 타격'을 선보였다. 5대13으로 패한 1차전을 제외하고, 2~4차전 모두 두자릿수 안타-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홈런감이 제대로 물 올랐다. 2차전에서 김재환(2홈런) 최주환, 박건우가 홈런을 쳤고, 3차전에서 민병헌과 오재일의 홈런이 터졌다. 4차전에서는 오재일이 혼자서 홈런 4방을 때려내며 9타점을 쓸어담았고, 김재환도 솔로포를 곁들였다. 포스트시즌 각종 타격 기록을 갈아치우며 한국시리즈에 올라섰으나 반드시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1차전의 중요성은 두번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5전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와 달리 7전4선승제이기 때문에 1패는 다음 경기에서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 하지만 시리즈의 첫 경기에서 지고 들어가면 초반 끌려가는 분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보통 모든 팀들이 단기전 첫 경기에 '에이스'를 내세우고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기 때문에 패배 여파는 2~3차전까지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이닝 이터형 투수인 헥터는 휴식이 충분한만큼 시즌 초반 강력한 구위를 던질 확률이 높다. 또 뒤이어 나올 임창용-김세현도 2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투수진이 많이 지쳐있는 상황에서 두산을 상대했기 때문에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속수무책으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진 것도 누적된 피로감 때문이었다.
때문에 두산도 방패 대 방패로 싸워야 한다. 타선 폭발력을 기대했다가 1차전에서 정 반대의 흐름이 나오면, 초반 승부가 완전히 꼬일 수도 있다. 반대로 1차전에서 헥터를 무너뜨린 후 KIA에 극강으로 강한 장원준이 2차전에 등판한다면 쉽게 고지를 점령할 수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