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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투수들을 계속 경험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김진욱 감독이 광주 3연전 제대로 된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1일 경기를 앞두고 "오늘 남태혁이 선발로 나가는데, 이번 3연전 모두 선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전급 선수가 아닌 선수의 3연전 연속 선발 출전 예고는 쉽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는 김 감독의 깊은 뜻이 숨어있었다. 김 감독은 "남태혁이 좌투수들을 많이 상대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KIA는 이번 3연전 kt를 상대로 정용운-양현종-팻 딘의 순서로 선발 출격 순서가 정해졌다. 공교롭게도 세 명의 투수 모두 좌완이다. 보통 좌완투수에게는 우타자가 유리하다고 한다. 남태혁이 우타자라 단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내는 게 아니다. 김 감독은 "대주자 요원이 필요할 때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더라. 그래서 2군에 있던 고졸 신인 안치영을 불러올렸다. 빠른 발만 기대했는데, 경기에 투입해보니 당돌하게 플레이를 정말 잘하더라"라고 칭찬하며 "박기혁이 갑작스럽게 다친 후 우타 대타 요원이 없었다. 경기 중후반 상대가 좌투수를 냈을 때 위압감을 주는 우타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남태혁이 그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려면 남태혁에게도 적응할 기회를 줘야한다고 판단했다. KIA 3연전이 모두 좌완 선발을 상대하게 될 예정이라 남태혁이 원없이 왼손 투수 공을 쳐보라는 의미로 계속 선발 출전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시즌 100패 걱정을 하는 꼴찌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10번째 막내 구단이기도 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렇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남태혁이 좌투수를 떨게 하는 대타 요원으로 성장한다면, 그걸로 끝이 아니라 그 발판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성장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