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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좀처럼 희생번트 사인을 내지 않는다.
장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앞서 "희생번트 사인을 낼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경기 상황에 따라, 타석에 선 선수에 따라, 마운드에 선 투수에 따라, 주자 상황에 따라, 성공확률에 따라 희생 번트 사인을 내기도 한다"고 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꼭 필요하고 성공확률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 아니면 사인을 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실제로 11일 선발 라인업에서 포함된 선수 중 이정후 서건창 김민성 김하성 채태인 고종욱은 시즌 타율이 모두 3할이 넘는다. 시즌 타율이 3할을 넘지 않는 이택근은 7월 들어 6경기에서 4할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박동원은 7경기에서 4할1푼7리에 홈런이 5개다. 외국인 타자 대니 돈만 주춤할 뿐 불방망이 타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 감독은 "물론 희생번트가 꼭 필요한 시점은 있다"면서도 "희생번트는 아웃 카운트가 아깝다"고 했다. 그는 "희생번트를 하지 않아도 에러도 나오고 폭투도 나와서 진루하는 경우도 많더라"며 "우리의 강점인 공격력을 잘 살리기 위해서라도 웬만하면 희생번트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감독들에게 희생번트는 '악마의 유혹'과도 같다. 아웃카운트를 늘려서라도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희생번트는 꽤 매력적이다. 활활 타오르고 있는 타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넥센도 무사 1루 상황에서 안타 하나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희생번트를 포기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