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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무너지는 건가.
kt는 지난주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주위에서 "결국 처지는 것 아니냐"고 하니 보란 듯이 선두 KIA 타이거즈와 2위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김진욱 감독과 구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였다. 그 6연전에서 무너지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 NC를 상대로 너무 힘을 써서였을까. 지난 주중 부산 원정길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스윕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홈에서 이어졌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 중 2경기 모두 무기력하게 패했다. 21일 경기도 김 감독이 '비밀병기'로 꼽은 김사율이 선발 등판하는데, 오랜만에 선발 등판이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수 있다.
잘 버티던 마운드도 흔들린다. 믿었던 라이언 피어밴드와 고영표도 이번 주 패전투수가 됐다. 초반 잘나가던 돈 로치는 벌써 5연패다. 잘 던져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이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그래도 어려운 상황 주 권은 체력 관리를 잘해줘야 하고 정성곤과 정대현 등은 안정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베테랑 김사율이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
kt는 넥센 3연전을 마친 뒤, 하루 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하필이면 kt가 약해졌을 때 최하위 삼성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삼성은 누구도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삼성도 상승 분위기를 탄 가운데, kt 3연전을 잘 치르면 탈꼴찌 희망을 가질 수 있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23일 첫 경기 피어밴드를 선발로 내정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특히, kt는 올시즌 화요일 경기 8연패 중이다. 이 징크스도 신경쓰인다. 피어밴드를 내고 삼성에 질 경우 다음주 전체 일정이 또 말릴 수 있다.
kt는 1군 데뷔 후 지난 두 시즌 모두 꼴찌를 차지했다. 올해는 최소 탈꼴찌를 하고 중위권으로 도약하자며 결의를 다졌다. 김진욱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를 바꿨고, 또 시즌 초반 연승 행진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신바람 야구도, 결국 전력 한계 속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지금 무너지면, 또 같은 시즌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