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화 이글스 김태균(35)이 기어이 69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스즈키 이치로(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가 보유중이던 연속경기출루 아시아신기록(1994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전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가 연속출루 기록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LG 선발 임찬규의 볼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볼을 던진다. 낮게 제구되고 변화구도 바깥쪽으로 휙휙 달아난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이마저도 극복했다.
김태균의 기록경신 과정을 보면 모든 악조건을 뛰어넘었다. 김태균은 지난달 2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4경기 연속출루 기록을 달성하며 펠릭스 호세가 보유하고 있던 최다연속경기출루기록(63경기)을 뛰어넘었다. 23일 kt전에서 65경기로 연속경기출루신기록을 경신한 김태균은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가벼운 통증인줄 알았는데 보름 넘게 고생했다.
김 감독은 "그때 선구안이 빠르게 돌아왔음을 알았다. 곧바로 다음 경기부터 방망이 나오는 각도도 좋아졌다. 역시 김태균"이라고 했다. 김태균은 12일 잠실 LG전(4타수 2안타)부터는 방망이 솜씨로 순조로운 기록연장을 이어가고 있다.
마음을 비웠기에 더 부담이 없다. 김태균은 이미 지난달 말 팀 타선이 침체 위기에 몰리자 "대타로라도 출전하겠다. 더는 연속경기출루기록에 개의치 않겠다"며 김성근 감독을 졸랐다. 김 감독은 "어떻게든 김태균의 기록을 이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또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부상이 커질 수도 있었다. 이제 할수 있는데까지 기록을 더 연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록만을 생각했다면 타격감이 정상이었을 때 복귀했겠지만 김태균은 달랐다. 희생, 책임감을 잊지 않았다. 김태균의 기록행진에 팀과 팬들이 더욱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