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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10대0 완승을 거둔 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아주 이상적인 경기였다"고 했다. 김 감독은 "테이블 세터가 출루하고 중심타선이 타점 올리면 다 된것 아니냐. 이보다 더 편안할 수가 없다"고 했다. 대졸 2년차 사이드암스로 김재영(24)의 6⅔이닝 무실점 선발 호투가 발판이 됐지만 승리를 이끈 핵심 야수들이 있었다.
강력한 테이블 세터, 타점을 쓸어담는 중심타선, 여기에 견고한 유격수 수비는 강팀의 기준이다. 지난 9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한 한화는 올시즌 '두 마리 토끼 잡이'를 시도중이다. 알렉시 오간도(180만달러)-카를로스 비야누에바(150만달러)-윌린 로사리오 재계약(150만달러) 등 외국인선수에 공을 들였다. 올해 성적을 내겠다는 뜻이다. 2군은 육성에 더 신경쓰기로 했고, 스카우트팀은 이정훈 팀장을 새로 임명하며 미래 자원 확보를 외치고 있다.
아직 투자대비 성적은 요원하다. 강력한 팬덤과는 달리 고령화 등으로 인한 잦은 부상과 뭔가 부족한 경기력은 상위권 도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올시즌 정근우 김태균 하주석이 한화야구를 '정석', '순리'로 이끄는 중이다.
김태균은 책임감, 근성, 희생의 아이콘이다. 허벅지 근육통으로 열흘간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지난 10일 귀국하자마자 다음날(11일) 낮부터 곧바로 타격훈련을 했다. 그날밤 선발출전해 롯데전 역전승 발판을 마련한 볼넷을 얻어냈다. 12일 4타수 2안타, 13일 4타수 3안타 4타점에 연타석 홈런까지 뿜어내며 한화의 김태균이 돌아왔음을 만방에 알렸다. 올시즌 타율 4할3리에 4홈런 18타점.
하주석은 상위타순, 하위타순 가리지 않고 전천후 활약중이다. 타율 3할1푼에 4홈런 16타점. 만개한 유격수 수비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지난해 19개의 수비실책을 했는데 올시즌은 딱 1개. 13일 LG전에서는 상대 수비실책과 대조되는 화려한 유격수 수비를 선보이며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좌우 움직임과 포구, 연계플레이에 강력한 송구까지 흠잡을 데 없다. 정근우와 손발이 딱딱 맞는 키스톤 콤비 플레이는 한화 수비의 자랑이다.
다음주면 비야누에바가 돌아온다. 선발진도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