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선발 송승준이 25일 한화전에서 이닝을 종료한 뒤 당당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
|
25일 부산 사직구장 마운드에 선 롯데 자이언츠 선발 송승준은 원래 선발등판이 잡혀 있지 않았다. 기존 선발 김원중이 던질 타이밍이었지만 일주일에 두번을 던지기는 부담스런 상황. 조원우 롯데 감독은 아예 김원중에게 휴식을 주기로 했다. 아무나 그 자리에 넣을 수 없었고, 선택한 이가 바로 베테랑 송승준이었다. '땜질 선발' 송승준이 일을 냈다.
조 감독은 경기전 "송승준이 5이닝 정도만 막아줘도 좋겠다. 본인은 컨디션이 좋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지난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2⅓이닝을 던진 뒤 5일을 푹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벤치는 큰 욕심없이 갑작스럽게 등판한 송승준을 지켜볼 참이었다.
이날 송승준은 아무도 예상못한 깜짝 활약을 펼쳤다. 5⅔이닝 동안 3안타(1홈런) 5탈삼진 1실점. 2회 한화 이성열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최고구속 147㎞의 빠른 볼에 슬라이더와 포크볼로 변화를 줬다.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고, 6회 2사 1루가 되자 투구수 80개를 채운 상황에서 마운드를 장시환에게 넘겼다. 롯데는 4대2로 이겼고, 송승준은 8경기만에 시즌 첫승(1승1홀드)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75에서 5.09로 내려갔다.
송승준은 올해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전날까지 7경기 불펜등판에서 12이닝 9실점이었다. 들쭉날쭉했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로 팀분위기가 처진 상황에서 베테랑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 외국인 에이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의 맞대결에서 얻은 수확물도 의미있었다.
올해는 송승준에게 중요한 해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한 뒤 2번째 시즌이다. 지난해는 부상과 부진속에 시즌을 조기마감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로 일찌감치 올해를 준비했다. 시즌 준비가 늦어 자연스럽게 후배들이 선발등판하면 뒤를 받쳐주는 역할에 그쳤다.
이날 호투로 송승준은 향후 선발진 합류 가능성을 한층 키웠다. 롯데 역시 타팀과 마찬가지로 5선발은 언제나 유동적이고, 롯데 마운드를 통틀어 25일밤 송승준이 보여준 구위를 뿜어낼만한 투수는 드물다.
조 감독은 당초 송승준의 몸상태가 점차 올라오면 시즌 후반기에 선발로테이션에 합류시켜 기존 선발진의 과부하를 막을 참이었다. 결단의 시기가 좀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