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제1회 벽산·하츠 인비테이셔널 전국 사회인 야구대회가 개막됐다.
경기 중 한 경기 운영 위원이 "하츠 사장님도 나오셨다던대요"라고 물었다. 주최측 관계자가 "아까 선발 투수로 나오셨던 분이 대표이사십니다. 0번 달고 있던 분"이란 답을 하자 운영위원은 "꽤 젊으시네요. 제구력이 좋던데…"라며 놀라워했다.
김성식 벽산·하츠 대표(49)는 이날 하츠 허리케인의 선발투수로 나와 2이닝을 소화했다. 6실점을 하고 에이스인 송규현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수의 임무를 마친 뒤엔 3루 주루코치를 맡아 선수들을 격려했다. 8대8 동점으로 끝나고 아슬아슬하게 제비뽑기를 통해 승리를 거둔 뒤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김 대표는 "야구가 우리나라에서 국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아마추어나 사회인 야구의 저변은 그리 넓지 않다"면서 "지금 엘리트 체육에서 사회체육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좀 더 사회인 야구의 인기와 저변확대를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다함께 할 수 있는 대회도 만들게 됐다"며 대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벽산, 하츠는 여러 사회적 책임,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번 대회 개최 역시 이런 활동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야구가 회사 내 소통을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며 야구가 사회생활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야구라는 공통된 주제에 직위를 막론하고 모인다. 내가 생산직 직원과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때론 회사에 대한 얘기도 한다"면서 "야구를 통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된다"라고 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회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오너분이 야구에 관심이 있고 하실 줄 안다면 야구팀을 만드는 것도 좋다. 회사내 복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대표이사가 직접 직원들과 함께 뭔가를 한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김 대표는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중요한 것은 야구를 하는 직원과 하지 않는 직원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야구를 하는 직원을 더 챙긴다면 하지 않는 직원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 친하게 야구를 한다고 해서 인사고과에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프로를 꿈꾸다가 좌절한 선수들을 사회가 잘 품어주길 바라는 마음도 나타냈다. "많은 야구 선수들이 프로를 꿈꾸다가 지명을 받지 못해 사회에 나오면 적응을 못한다. 야구에만 올인을 했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초적인 것들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김 대표는"그런 준비가 좀 부족하지만 단체생활을 했기 때문에 인성적인 측면이나 사회생활에선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 출신을 최근에 뽑았는데 요소요소에서 좋은 역할을 하더라"고 했다. 사회인 야구가 더 활성화되서 선수 출신이 사회로 나와 취업을 하는데도 도음이 되길 희망했다.
개인적으로 이날 등판은 아쉬웠다. 2이닝 6실점으로 팀은 초반 위기를 맞았다. 김 대표는 "오늘 경기가 좀 힘들었다. 사실 최근 2주 정도 장염으로 고생을 했다. 못먹다 보니 아무래도 힘을 쓰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김 대표는 목표가 우승이냐는 질문에 "야구 잘하는 팀들이 많아 우승이 힘들지 않겠나. 리그 경기에 집중을 하고 이번 대회는 즐기려 한다"면서 "잘하는 팀들이 어떻게 야구하는지 보고 싶다"며 웃었다.
총 31개팀이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매주 토요일 뜨거운 승부를 펼치는 이번 대회는 6월 10일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평택=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