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최근 1군과 2군 선수단 교류문제를 놓고 구단과 정면 대립했던 상황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 감독은 10일 "입장이 다를 수는 있지만 앞으로 모든 것을 선수들 위주로 풀겠다. 그래야 한다. 구단하고 이런 저런 일이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다. 그들이 제일 중요하다. 그들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초 박종훈 단장과 김 감독은 권 혁의 부상장기화에 따른 왼손 투수 보강을 골자로 부딪혔다. 김 감독이 2군 투수 서너명을 잠시 1군에 합류시켜 구위를 지켜보겠다고 하자 박 단장이 선을 그었다. 곧바로 1군 콜업이 아닌 1군 선수단 훈련 합류는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다. 김 감독이 2군 경기에 필요한 투수는 바로 보내주겠다며 한시적인 합류임을 강조했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박 단장은 이를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불만과 단장의 완고함은 정면충돌했고 큰 파열음을 냈다. 당시 김 감독은 "도리가 없다. 있는 선수로 버티겠다"고 했다. 당분간 1군과 2군 교류중단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곧바로 생기는 전력누수를 잠시라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하나 둘 2군 선수들을 불러 올렸다.
우선 선수들 표정이 밝아지게 됐다. 야구만 열심히 하면 됐지만 지난 며칠간 눈치가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2군에서 타격감을 아무리 갈고닦아도 1군과 2군의 교류가 중단되면 맥빠진다.
한화 구단으로서도 시즌 초반 당혹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단장과 사령탑 사이에 앙금은 남겠지만 그나마 팀은 정상적으로 굴러가게 됐다. 김 감독이 유연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구단 역시 이에 화답하는 추가 조치들을 내놓을 여지도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