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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효과' 정규시즌서 누리려면, 오로지 '성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3-19 06:18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지난 17일 LG 트윈스전에서 홈런을 날리면서 사직구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대호 효과의 조짐이 보인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효과'의 조짐이 보인다.

부산 야구팬들이 사직구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6년만에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이대호를 보기 위해서다. 이대호는 5년간의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올초 롯데와 4년-150억원에 계약하며 부산 사나이로 돌아왔다. 지난 수년간 롯데에게 이대호 복귀는 운명이나 마찬가지였다. 롯데 말고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것은 구단과 이대호 본인 모두 상상하기 힘들었다. 이제 롯데팬들은 크나큰 볼거리가 생긴 셈이다.

지난 18일 부산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는 사직구장에 5656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TV 중계가 없고 시범경기임에도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데도 모처럼 야구장이 팬들로 들썩였다. 단순히 이대호 덕분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대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것은 사실이다. 이대호는 이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뜨렸다.

4-0으로 앞선 2회말 좌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2사 2루에서 LG 선발 김대현의 129㎞짜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5m짜리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관중석에서는 '이대호'를 연호했고, 롯데는 6-0으로 도망가며 승기를 잡았다. 사직구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와 갈채는 최근 몇 년 동안 드문 풍경이었다.

확실히 이대호의 영향력은 컸다. 이미 이대호는 롯데로 돌아오기로 결심을 하면서 '사직구장을 다시 팬들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이대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한 직후 후배 강민호에게 문자로 연락을 서로 의기투합했다. 이대호가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사직구장을 다시 노래방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자 강민호는 "형, 반드시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단골 손님으로 초대받던 시절의 사직구장을 말함이다. 롯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이 기간 롯데는 연속해서 관중 1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프로야구 흥행을 주도했다. 사직구장은 야구의 명소로 자리잡았으며, 롯데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해외서도 화제가 될만큼 뜨거웠다. 롯데의 부흥을 이끈 주역이 이대호였다. 롯데는 올시즌 흥행 열풍이 다시 불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시범경기서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같은 일은 이대호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팀 성적이 좋아야 팬들이 모인다.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만일 롯데가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처진다면 이대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대호는 롯데가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이대호는 "팬들의 관심은 우리한테 좋은 것이다. 잘 뭉쳐서 잘 하면 팬들이 많이 찾아주실 거라고 믿는다"면서 "우리가 좋은 팀인 것은 맞다.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현재 롯데는 3승1무1패로 시범경기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이대호가 이끄는 타선이 폭발적이지만, 안정적인 마운드도 눈에 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과 기록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분명히 달라졌다. 이대호 영입으로 생긴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롯데와 LG의 경기가 열린 지난 17일,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입장권 구입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날 이대호가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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