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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효과'의 조짐이 보인다.
4-0으로 앞선 2회말 좌월 투런홈런을 날렸다. 2사 2루에서 LG 선발 김대현의 129㎞짜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15m짜리 큼지막한 홈런이었다. 관중석에서는 '이대호'를 연호했고, 롯데는 6-0으로 도망가며 승기를 잡았다. 사직구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와 갈채는 최근 몇 년 동안 드문 풍경이었다.
확실히 이대호의 영향력은 컸다. 이미 이대호는 롯데로 돌아오기로 결심을 하면서 '사직구장을 다시 팬들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고 마음먹었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이대호는 계약서에 사인을 한 직후 후배 강민호에게 문자로 연락을 서로 의기투합했다. 이대호가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사직구장을 다시 노래방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자 강민호는 "형, 반드시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같은 일은 이대호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하지 않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팀 성적이 좋아야 팬들이 모인다.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만일 롯데가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처진다면 이대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대호는 롯데가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이대호는 "팬들의 관심은 우리한테 좋은 것이다. 잘 뭉쳐서 잘 하면 팬들이 많이 찾아주실 거라고 믿는다"면서 "우리가 좋은 팀인 것은 맞다.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현재 롯데는 3승1무1패로 시범경기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이대호가 이끄는 타선이 폭발적이지만, 안정적인 마운드도 눈에 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과 기록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분명히 달라졌다. 이대호 영입으로 생긴 효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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