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가 이렇게 되니 더욱 생각나는 한 사람. 바로 정근우(한화 이글스)다.
정근우는 이번 WBC 28인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었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끝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정근우는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무릎 통증을 느꼈고, 결국 11월에 왼쪽 무릎 반월연골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정이 되자마자 대표팀 합류가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으나,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해외 개인 훈련에서도 본격적인 WBC 대비에 들어갔다. 1982년생 동갑내기인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의욕도 여러차례 드러냈다.
그러나 훈련 도중 다시 무릎 통증이 생기면서 대표팀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고, 오재원(두산 베어스)이 대체 발탁 됐다. 정근우가 없는 대표팀의 2루는 서건창의 몫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서건창은 대표팀의 2루를 꿰찼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주위의 평가 속에 움츠린채 대회 개막을 맞았다. 팀 분위기 자체도 최근 열린 다른 국제대회보다 차분했다. 김인식 감독이 정근우 부재를 새삼 아쉬워한 가장 큰 이유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통증 재발 없이 정상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면, 결과는 또 달랐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