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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거취? 정해진 건 없다. 아무 것도 모른다."
"출전 기회가 최우선이다."
이대호는 "처음에는 플래툰 시스템에서 대타로 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점점 욕심이 생겼다. 마지막엔 자존심도 상하고 억울했다. 하지만 서비스 감독님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플래툰 시스템의 경우 내가 더 잘했으면 감독님이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는 감독의 결정에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무대가 어디든 게임을 뛰어야 한다. 못뛰고 앉아있으니 한스러웠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자신감만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
이대호는 "아쉽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시즌이었다. 마이너 계약을 했고, 처음에는 버텨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또, 신인으로 지내는 것도 힘들었다. 운동도 남들보다 더 많이 해야했다. 물론,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메이저리그 엔트리 진입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사실 첫 삼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첫 홈런을 친 순간도 생각이 난다"고 답했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구속이 매우 빠르다. 경기에 출전하며 적응을 했다. 자신감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이대호는 시즌 중 손목 부상 등 아팠던 것에 대해 "야구를 못하니 부상이 더 부각되는 것 같았다. 사실 경기에 나가고 싶어 어쩔 수 없이 참고 뛴 부분이 있다. 앞으로는 이런 점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1~2경기 쉬면 될 것을 무리해 10~20경기 날린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 한 시즌을 뛰며 많은 공부를 했다"고 했다.
"WBC, 불러주시면 당연히 간다."
향후 거취가 확실치 않은 가운데,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WBC 예선은 한국에서 개최돼 더 관심이 뜨겁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당연히 이대호를 선발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내년 시즌 거취가 확정되지 않아 현재로선 확답을 주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사실 힘들다. 그리고 실력도 안된다"며 "감독, 코치님들께서 불러주시면 당연히 가는 게 맞다. 몸을 어떻게 잘 만드는 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출전 의지를 나타냈다.
이대호는 "일단은 쉬고 싶다.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지인들도 만나고 할 것이다. 운동은 12월부터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심으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인천공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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