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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프로야구 골프대회가 춘천 라데나골프장에서 열렸습니다. 시즌을 마친 야구인들의 축제. 그날 골프 라운드외에도 공통 관심사가 있었습니다. 줄이은 대어급 FA들의 계약소식이었죠. 손승락은 롯데와 계약하고, 정우람은 한화품에 안기고, 박석민도 NC와 계약을 했는데 금액이 놀라웠습니다. 역대 최고액인 96억원.
역대 최고액을 주고 모셔온 FA는 올해 제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박석민은 25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환상적인 솔로홈런을 터뜨렸습니다. 1-1로 팽팽하던 7회초 LG 두번째 투수 허프를 상대로 좌월 1점홈런을 쏘아올렸습니다. 2-1로 균형을 무너뜨렸고, 5회 구원등판해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허프는 연이어 김성욱에게 투런홈런까지 허용했죠. 박석민의 홈런이 한국시리즈행 고속도로를 만들었습니다. 박석민은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습니다. 기자단 투표 25표중 22표를 받았습니다.
박석민은 지난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영웅이었습니다. 2대0으로 이겼는데 결승 투런포를 때려냈으니까요. 그날도 7회말, 0의 균형을 박석민이 깼죠. 테임즈가 볼넷으로 출루해 2사 1루. 박석민은 LG 선발 허프를 상대해 몸쪽 직구를 통타했습니다. 2차전 홈런은 시속 148km 직구, 이날 홈런은 149㎞ 직구를 걷어올렸습니다.
박석민은 NC 선수단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NC 선수들은 '박석민에게는 뭔가가 있다. 아니 삼성이란 팀이 참 대단하다'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했습니다.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나 큰경기에 임하는 자세, 탄탄한 자기관리는 동료들에게 대단한 영감을 줬습니다. 박석민은 올시즌 타율 3할7리, 32홈런-104타점으로 먹튀논란을 깨끗이 잠재웠습니다. 가을에는 더 뜨겁습니다.
박석민은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큰경기를 지겹도록 경험했습니다. 2004년 처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돼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렀고, 4년 후인 2008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무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죠. 박석민은 올해까지 9시즌이나 가을야구를 하고 있지요. 한국시리즈는 7년 연속입니다. 박석민은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습니다. 이제 NC는 첫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됩니다. 결정적인 찬스에 방망이를 흔들어대는 박석민의 뒷모습, NC 팬들은 즐거운 비명을 준비하셔도 됩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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