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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외인'하기 나름. 휴식일도 반납한 니퍼트-보우덴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10-25 12:35 | 최종수정 2016-10-25 12:41


두산 베어스의 외인 마이클 보우덴(왼쪽)과 더스틴 니퍼트. 스포츠조선 DB.

화룡점정(畵龍點睛). 두산 베어스 외인 듀오가 '점정'을 준비 중이다. 전체 휴식일에도 유이하게 자율 훈련을 하면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고 있다.

올 가을야구를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는 외국인 투수의 선전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페넌트레이스에서 펼쳐진 역대급 '타고투저' 현상을 비웃듯, 외인들이 호투쇼를 벌이고 있다. '알고도 치기 힘든 공', '정규시즌보다 더 빨라진 스피드' 등 극찬이 쏟아진다.

KIA 타이거즈에는 핵터 노에시가 있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일본에서 돌아온 앤디 밴헤켄이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 LG 트윈스도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의 존재감이 든든하다. NC 다이노스 역시 에릭 해커, 잭 스튜어트가 마운드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야구인들은 "왜 각 구단이 외인에게 투자를 해야 하는지, 가을야구에서 그 이유가 드러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외국인 투수를 논하며 빼놓을 수 없는 구단. 바로 두산이 있다. 올해 93승1무50패로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정규시즌을 제패한 이 구단에는 막강한 외인 투수가 있다. 22승3패 2.95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승·평균자책점·승률 3관왕에 오른 더스틴 니퍼트, 18승7패 3.80의 평균자책점에다 160삼진으로 탈삼진 타이틀을 거머쥔 마이클 보우덴이 그들이다.

둘은 착실히 몸을 만들면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가 주도하는 가을야구에 '점정'을 찍겠다는 각오다. 니퍼트는 시즌 막판 20승이라는 대기록에도 "팀 승리가 중요하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하는 게 유일한 목표"라고 했다. 보우덴도 늘 비슷한 말을 했다. 두산 통역을 담당하는 김용환 씨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원래 그런 성격과 마인드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며 "한 시즌 내내 몸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국내 선수들도 배우는 점이 많다"고 했다.

둘은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니퍼트는 일본 '미니 캠프'에서 변함없이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지난 21일 미야자키현 아이비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5이닝 2안타(1홈런) 10탈삼진 1실점을 했다. 1회 선두타자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을 뿐 이후부터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보우덴은 아직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22일 요미우리 1.5군과의 연습경기에 등판하려 했으나 비 때문에 게임이 취소됐다. 25일에는 자체 청백전에 선발로 예고됐지만 이마저도 비로 취소됐다. 하지만 큰 걱정은 없다. 평소 워낙 몸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원래 요미우리전에서 보우덴이 선발로 나가 1이닝만 던지려고 했다. 그것이 자신의 루틴이라고 하더라"며 "한국시리즈 등판까지 어떻게 몸을 만들 것인지, 스스로 계획을 짜놨다. 원체 허투루 하는 법이 없어 코칭스태프도 믿고 있다"고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 24일 둘의 일과다. 전날 오후 늦게 미야자키에서 돌아온 1군 선수단은 이날 휴식을 취했다. 코칭스태프도 야구장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오전 10시께 니퍼트와 보우덴이 잠실을 찾았다. 약 2시간 가벼운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캐치볼을 하고 돌아갔다. 역시 루틴 때문이다. 한국시리즈를 잘 치르기 위해서다. 두산은 니퍼트와 보우덴이 가을에도 경기를 지배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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