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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바람은 홈팀 NC 다이노스가 아닌 원정팀 LG 트윈스의 편이었다. 그러나 NC는 이 악조건도 이겨냈다. 바람보다 더 무서운 홈팬들의 팬심이 있었다.
LG의 첫 홈런은 7회초 나왔다. LG 4번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해커의 바깥쪽 투심을 잡아당겼다. 출발은 파울라인 바깥쪽 상공이었다. 그런데 공이 높이 떴다. 아무래도 직선타보다 높이 뜬 타구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 이 때 바람이 좌익수쪽에서 우익수쪽으로 불었다. 파울 라인 바깥쪽으로 나갈 것 같던 공이 파울 폴대를 때리는 것 같이 궤도를 수정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바람을 더 타고 파울 폴대도 건들지 않고 페어 지역 외야석에 떨어졌다. 바깥쪽 공을 잡아당겼기에, 사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져야 정상인 타구. 그 타구가 역방향으로 휘었다. 바람 덕에 얻은 행운의 홈런이었다. LG는 히메네스 말고도 8회 정상호의 홈런 역시 같은 영향을 받았다. 정상호의 타구 역시 페어-파울이 확실치 않았는데 마지막 순간 바람의 영향으로 페어 지역으로 휘어 들어왔다. 정상호가 공을 때리고 한참이나 서서 타구를 주시한 이유다.
프로 스포츠는 홈 어드밴티지라는 용어를 쓴다. 여러 면, 홈에서 경기하는게 유리하기 때문. 그래서 포스트시즌 경기 1차전은 상위 팀 홈구장에서 치른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야속하게도 마산의 바람이 NC를 돕지 않았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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