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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음이 나옵니다."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에서 '팀을 만들 줄 아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번 가을야구로 9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았다. NC에서 3번, 그 이전 두산 사령탑으로 6번을 했다. 야구인들은 NC가 2013시즌 첫 1군 참가 이후 이렇게 단기간에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된 원동력 중 하나로 김경문 감독을 꼽는다. NC 선수단이 거둔 성적이라는 확실한 결과물이 있다.
그는 2016시즌을 시작 하기 전 "올해는 우승에 도전하고 싶다"는 묵직한 포부를 밝혔다. FA 박석민의 가세로 더 강한 타선을 구축했다. 또 지난 두번의 가을야구 경험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붙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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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올해 승률 6할에 근접하는 좋은 정규시즌 성적을 냈다. 전반기 말미에는 에이스 해커가 빠진 상황에서도 15연승이라는 믿기 어려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더 강력한 두산 베어스가 승률 6할5푼에 근접하는 더 좋은 성적을 냈다. 두산은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 통합 우승을 위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 NC는 LG 트윈스를 PO에서 물리쳐야 두산과 대권을 놓고 싸울 수 있는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에게 올해는 자신의 10년이 넘는 사령탑 기간 중 스트레스의 깊이 면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해였을 것이다. 김경문표 카리스마, 김경문의 리더십으로도 선수들의 일탈행위를 사전 차단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자책했고 속으로 끙끙 앓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두산 감독 시절의 '까칠함'은 많이 무뎌졌다. 여전히 감정을 얼굴에서 완벽하게 숨기지 못한다. 그러나 예전에 비하면 속마음을 잘 숨긴다. 예전 같았으면 불같이 화를 낼 상황에서도 참고 또 참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연이은 악재를 얻어 맞으면서도 그는 선수들을 보면서 웃으려고 노력했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입밖으로 내뱉지 않으려고 말을 아꼈다.
올해 후반기 NC를 끊임없이 괴롭힌 악재들은 '감독 김경문'을 더 성숙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지도자로 만들었다. 물론 NC 선수들 그리고 프런트도 큰 심적 고통을 겪었지만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창원=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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