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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한이(37)가 드디어 대기록을 손에 쥐었다. 이정표를 향해 이를 악물고 달려온 지 수개월. 박한이는 지난 4일 대구 LG전에서 1회말 첫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16년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다. 양준혁 해설위원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KBO리그 최고기록타이. 이제 내년에도 100안타 이상을 달성하면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스스로 "야구인생에 족적 하나는 남기고 싶다"고 했는데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9월초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당시 1경기 1안타 이상을 때려야만 100안타가 가능했다. 류 감독은 "박한이가 몰아치기 능력이 있는 선수여서 달성 가능성이 높지만 무릎이 걱정이다. 지금은 강한 동기부여로 통증을 참고 뛰지만 혹시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베테랑 박한이의 노련한 자기관리와 몸상태 체크능력을 믿고 기용을 밀어붙였다.
박한이는 최근 8경기 연속안타(이 기간 5경기에서 멀티안타)를 기록하며 올시즌 3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시즌 101안타를 찍었다.
야구기록 종류는 많다. 희귀한 기록, 대단한 기록, 놀라운 기록, 믿기지 않는 기록, 앞으로 깨지지 힘든 기록 등등. 박한이의 기록은 세월과 노력, 의지가 만든 '의미있는' 기록이다. 담긴 내용만큼이나 담은 그릇이 아름다운 기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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