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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번 성적? 리빌딩? 진퇴양난 한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10-03 10:41


2016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12대7로 승리한 후 한화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9.24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은 한화 이글스는 이제 갈림길에 섰다.

2년간 오로지 성적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FA를 영입하며 올시즌엔 우승후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5위에도 들지 못했다. 5강 탈락이 확정된 이후 2년 연속 5강에 실패한 김성근 감독의 거취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계약기간이 3년이라 내년시즌까지 김 감독의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막대한 지원속에서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거취 결정 이전에 먼저 한화가 해야할 것이 있다. 팀의 방향성이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정한 뒤 그에 맞는 감독을 생각해야 한다.

최근 2년간 성적을 위해 앞으로만 달렸던 한화는 지쳐있다. 김 감독의 144경기 총력전은 많은 이슈를 낳았고, 그것에 둘러싸여 경기를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프런트는 모두 팬들의 집중 관심속에서 2년을 보냈다. 피로도가 극에 달해있다.

이제 내년에도 성적만을 위해 앞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리빌딩으로 방향을 돌려야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라는 멍에를 쓰지 않기 위해선 또한번 성적에 올인을 해야 한다. 이미 많은 베테랑들을 거액을 들여, 유망주를 보내면서 데려왔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성적이란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시즌 보여준 한화는 여전히 부족하다. 불펜진을 강화했지만 선발이 무너지며 힘든 시즌을 치러야했다. 확실한 국내 에이스가 없다보니 외국인 투수들에게 의존해야 했는데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하니 곧바로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성적을 위해선 이번 FA시장에서 또 한번 지갑을 열어야 할 수도 있다. 이는 분명 구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없다. 2년을 봤듯 돈을 많이 써서 선수들을 데려온다고 성적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리빌딩을 할 수도 없다. 리빌딩을 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베테랑들이 너무 많은데 그 때문에 유망주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그러다 보니 키울만한 선수들이 태부족하다. 많은 선수들 속에서 경쟁을 통해 키울 선수를 찾아야 하는데 한화는 젊은 유망주층이 얕다.

또 리빌딩을 하기 위해선 그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자리가 있어야 하지만 한화는 베테랑들이 많다보니 자리를 만들기 힘들다. FA로 데려온 정근우 이용규 권 혁 배영수 송은범 정우람 심수창 등에 트레이드로 온 베테랑들을 안 쓸 수 없다. 기량도 뛰어나다. 그렇다고 리빌딩을 한다고 이들을 다른 팀으로 주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들이 활약을 하는 동안 어린 선수들을 키워 조금씩 출전 기회를 주면서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이뤄내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성적을 향해 가자니 확신이 서지 않고, 그렇다고 리빌딩을 해서 팀의 미래를 다지자니 이또한 난감하다.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봐야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한화는 결국 다시 한번 성적을 향해 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이 끝난 뒤에도 큰손이 돼 FA 영입에 나설지는 모르지만 성적을 위해 많은 것을 버렸던 상황이기에 현재로선 성과를 내야하는 실정이다. 내년에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좌절이란 꼬리표를 달아야 하는 것은 구단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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