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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kt의 2016 KBO 리그 경기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두산 양의지가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다음타자 에반스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양의지의 모습.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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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두 차례나 구급차에 실려갔다. 발목, 무릎, 허리, 머리 등 상하체 주요 부위를 대부분 다쳤다.
지난 6월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왼 발목을 삐끗했다. 2회 1사 1,2루에서 2루 주자로 있다가 베이스 근처에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뒤 쓰러졌다. 상황은 이랬다. 당시 NC 선발 이민호가 던진 공은 포수 앞에서 원바운드 됐다. 뒤로 빠질 것을 대비한 양의지는 3루로 뛰는 시늉을 했다. 그러나 NC 포수 김태군이 몸으로 막아냈다. 공을 잡은 뒤엔 곧장 2루로 던졌다. 황급히 귀루하던 양의지는 발목을 접질렀다. 당시 무릎이 좋지 않아 슬라이딩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구급차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달 반 뒤인 7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4회 타격을 하다 최동환의 공에 헬멧을 맞았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한동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8월 24일 다시 만난 '잠실 라이벌' LG. 이번에는 박용택 방망이에 머리 뒤쪽을 강타당했다. 몸을 숙여 블로킹을 하는 과정에서 강한 통증을 느꼈다. 이 때 다시 한 번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왔다. 잠시 앞이 보이지 않던 양의지가 또 한번 들것에 실려나간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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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LG 박용택의 헛스윙 때 배트에 머리를 맞은 두산 양의지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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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양의지는 두 차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6월3일부터 6월20일까지 18일간, 7월26일부터 8월4일까지 10일간 엔트리에서 빠졌다. 18일까지 1군 등록 일수는 143일. 전 경기 출전 중인 허경민(171일)보다 28일 적다. 그러면서 규정 타석 진입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지난주까지 368타석을 소화, 올해 규정타석인 446.4타석을 채울 수가 없다. 아울러 선수 관리 차원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까지 포함하면 타율, 타점, 득점, 홈런 수치에서 상당한 손해를 봤다. 부상 복귀 후 일주일 정도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느라 삼진 당하기 바빴다.
그럼에도 그는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18일 수원 kt 위즈전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시즌 21호 홈런을 터뜨렸다. 2-0이던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kt 선발 밴와트의 초구 직구(144㎞)를 잡아당겼고, 왼쪽 담을 넘어가는 120m짜리 솔로포로 연결했다. 작년까지 그의 최다 홈런은 20개.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 달성했다. 타석수는 2010년 430타석, 2015년 513타석이다.
경기 후 그는 '커리어하이'에 기쁨을 표현하면서도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전자는 매직넘버를 '3'으로 줄이는데 공헌했다는 만족감, 후자는 '부상만 없었다면' 하는 가정 때문이었다. 그는 올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누구보다 성실히 시즌을 준비했다. 작년 프리미어12를 치르며 체력이 바닥났지만, 몸 관리도 철저히 했다. 캠프에서 만난 그는 "국제대회가 정말 재미있다. 올 정규시즌도 잘 치러 WBC에 꼭 나가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타격감이 원하는 궤도에 올라설 때마다 몸이 아팠다. 발목 부상은 스스로 방심한 탓이 컸고, 두 차례 헤드샷은 '불운'이었다. 이에 따라 '아프지만 않았다면', '규정 타석을 채웠다면'. 등 애꿎은 가정만 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 페이스를 감안하면 생애 첫 100타점까지 노려볼 수 있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내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양의지다. 눈앞에 다가온 정규시즌 우승, 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다. 그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해 아쉽지만, 팀이 우승하면 모든 아쉬움이 사라질 것 같다. 개인적인 욕심을 버린 지도 오래다"라며 "일단 지금은 아프지 않고 남은 시즌 마무리를 잘하는 게 우선이다"고 웃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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