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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은 이제 더이상 새롭지 않다. 타자들의 타격 기술이 향상된 건 분명하다. 그러나 그보다 제대로 위력적인 공을 뿌릴 수 있는 투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불균형 현상이 리그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박희수가 무너지고 난 후 올라온 임창민도 연장 11회 집중 3안타를 맞고 3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임창민과 박희수 둘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낭패를 봤다. 두 클로저는 구속 보다 구위와 제구력으로 승부를 거는 '소방수'다. 그런데 제구가 흔들려 4사구가 나왔고 또 공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려 실점하고 말았다.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앞세우는 마무리는 공이 좀 몰려도 힘으로 버틸 수 있다.
선두 두산의 마무리 이현승도 이날 삼성전에서 또 실망스런 피칭으로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동시에 기록했다. 1점차 앞선 9회 등판, 7타자를 상대로 4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이현승은 한창 좋을 때의 구위와는 완전히 달랐다. 너무 밋밋한 공을 상대 타자들의 치기 좋은 높이에다 던져주었다. 이현승의 올해 평균자책점은 5.14까지 치솟아 있다. 올해 24세이브(1승4패) 6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현승도 앞선 박희수 임창민 처럼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마무리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공이 몰리고, 무브먼트가 좋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에선 팀을 구원하기 쉽지 않다.
올해도 평균자책점 1점대의 특A급 마무리 투수는 안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임창민(2.56)과 김세현(2.93)이 그나마 2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1점대의 마무리 투수는 2013시즌이 마지막이다. 당시 LG 봉중근(1.33)과 삼성 오승환(1.74)이 각각 38세이브와 28세이브를 기록했다. 2014시즌부터 마무리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그해 구원왕(32세이브) 손승락(당시 넥센)의 평균자책점이 4.33이었다. 지난해 구원 1위(33세이브) 임창용(당시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2.83이었다.
참고로 올해 MLB 아메리칸리그 구원 선두(39세이브) 잭 브리턴(볼티모어)의 평균자책점은 0.67이다.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데니스 사파테(소프트뱅크)는 이번 시즌 39세이브(1위)와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 중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2016시즌 KBO리그 구원 부문 톱5
순위=선수=세이브=평균자책점=블론세이브
1=김세현(넥센)=34=2.93=8
2=이현승(두산)=24=5.14=6
3=박희수(SK)=23=3.31=4
3=임정우(LG)=23=3.81=4
5=임창민(NC)=22=2.56=1
※3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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