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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효자 외국인 용병이었던 헨리 소사. 이제 골칫덩이가 돼가는 느낌이다. 차라리 어디가 아파 공을 못던지거나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니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단순히 성적만으로 소사 투구의 문제를 지적할 수만은 없다. 어떤 선수든 지고 싶은 사람은 없다. 열심히 하다가도, 질 수 있는 게 스포츠다. 그러나 최근 소사의 투구 모습을 보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일단, 직구 구속 등 구위는 크게 나쁘지 않아 보인다.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가 경기 중 나온다. 다만, 최근 투구를 보면 보는 이를 답답하게 한다. 그 빠른 공을 가운데에만 계속 던져도 타자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던지지 않는다. 밋밋한 변화구를 던지다 공이 가운데에 몰리면 난타 당하는 식이다. 28일 kt전 10실점 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 12개를 맞는 동안 볼넷과 사구는 각각 1개씩 뿐이었다. 제구가 썩 나쁘지 않은 가운데 상대와의 힘싸움에서 밀렸다. 또, 한국 무대 초기에 보여준 투쟁심도 최근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마운드 위에서 활기찬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소사는 이미 이런 문제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2014 시즌 넥센 히어로즈 시절 염경엽 감독이 소사와 신경전을 벌였었다. 염 감독은 소사에게 투심패스트볼, 서클체인지업, 싱커 등을 던지지 못하게 했다. 그 좋은 구위를 가지고 왜 변화구를 던지다 안타를 맞느냐는 것이었다. 2014 시즌 10승 투수가 되며 성공했고, 이듬해 LG의 부름을 받았다. 사실상 LG가 스카우트해간 모양새였다. 그리고 지난해 194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넥센 시절 염 감독이 지적했던 문제가 최근 다시 나오고 있다.
양상문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투수가 '손가락 장난'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있다. 경기 전 강한 직구 승부에 대해 주의를 시켜도, 마운드에 올라간 투수가 그렇게 던져버리지 않으면 그만이니 골치가 아프다.
LG가 올시즌 해피엔딩을 하려면, 그리고 소사 개인도 한국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면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LG는 상대와의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5강에 들 수 있다.
그렇다고 소사를 매몰차게 대하기도 애매하다. 양 감독은 이른 시점이지만 외국인 선수 재계약 문제 대해 얘기하던 중 소사 얘기가 나오자 "소사만한 구위와 이닝 소화 능력을 가진 투수를 찾기 쉽지 않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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