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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임즈와 로사리오, 누가 최고 타자인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8-29 17:24


8월 12일 열린 NC-LG전. 8회초 1사 1루 NC 테임즈가 대타로 나와 힘찬 스윙을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5월 3일 한화-SK전. 7회초 2사 만루 한화 로사리오가 좌월 만루포를 치고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에릭 테임즈(30)가 없는 NC 다이노스, 윌린 로사리오(27)가 없는 한화 이글스를 생각할 수 있을까. 두말할 것 없이 테임즈와 로사리오는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인 타자이자, KBO리그 최강 타자다. 테임즈는 한국 프로야구에 첫발을 디딘 2014년에도 그랬고, 2015년에도 최고였다. 올시즌 테임즈에 필적할만한 유일한 외국인 타자가 로사리오다. 물론, 소속팀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NC가 최고의 공격력을 유지하는 것도, 한화가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버텨낼 수 있는 것도 테임즈, 로사리오 덕분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로사리오가 화려하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47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2할7푼3리-413안타-71홈런-241타점-204득점-출루율 0.306-장타율 0.473.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으로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2년 28홈런, 2013년 21홈런, 2014년 13홈런을 때렸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은 유망주다.

테임즈는 로사리오와 같은 201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데뷔해 두 시즌 동안 181경기에 나서 2할5푼-158안타-21홈런-62타점-85득점-출루율 0.296-장타율 0.431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에 12홈런을 친 테임즈는 2012년 토론토와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9홈런을 기록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경력이 KBO리그에서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타이론 우즈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데도 KBO리그를 호령했다. 기본적인 자질에 성실성, 긍정적인 마인드, 적응력이 어우러져야 성공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테임즈와 로사리오, 어느 쪽이 더 뛰어난 타자일까. 이미 확실한 적응력을 보여준 두 타자다.

이번 시즌 성적을 놓고보면 테임즈가 근소하게 앞선다. 8월 29일 현재 105경기에 나선 테임즈는 타율 3할3푼7리(368타수 124안타)-39홈런-108타점-106득점-출루율 0.447-장타율-0.739를 마크했다. 115경기에서 3할2푼7리(450타수 147안타)-30홈런-112타점-71득점-출루율 0.371-장타율 0.600을 기록한 로사리오에 타점, 안타수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앞서 있다. 테임즈는 홈런 1위이고, 로사리오는 타점 선두다. 득점 찬스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득점권 타율에선 테임즈가 3할4푼, 로사리오가 3할4푼9리로 비슷하다.


7월 14일 LG전 7회초 2사에서 한화 로사리오가 우중월 솔로포를 치고 들어오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두 선수를 평가하려면 고려해야할 게 있다. 테임즈는 KBO리그 첫해인 2014년에 3할4푼3리-37홈런-121타점, 지난해에 3할8푼1리-47홈런-140타점을 기록한 '완성형' 타자다. 한국야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반면, 로사리오는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대타로 출전하기도 했고, 중심타자인데도 희생번트를 대는 일도 있었다. 여러가지 난관을 이겨내며 적응한 케이스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파워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테임즈의 근소한 우세를 얘기했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실력으로 우열을 가리긴 어렵다. 파워와 배트 스피드 모두 테임즈도 좋지만 로사리오도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두 선수가 모두 약점을 갖고 있는데, 다른 타자도 갖고 있는 수준이다"고 했다. 이 위원은 "테임즈가 더 많은 홈런을 쳤지만 펜스까지 거리가 짧은 마산구장 덕을 보고 있다. 마산구장에선 외야에 공을 띄우면 웬만하면 넘어가는 것 같다. 한화가 청주구장을 홈구장으로 쓴다면 로사리오가 한해 50~60개의 홈런을 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 테임즈와 로사리오의 홈런 생산능력, 파워가 비슷하다는 평가다. 로사리오가 내년 시즌에도 한화 소속으로 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위원은 로사리오가 계속해서 KBO리그에서 뛴다면, 우즈급 성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투수 출신인 송진우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로사리오의 변화구 약점을 지적하며, 로사리오가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따른 '투저' 덕을 보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은 "좋은 타자와 그렇지 않은 타자를 가라는 기준은 얼마나 변화구에 잘 대처하느냐다. 변화구를 참고 커트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로사리오는 변화구 공략에 약점이 있다. 스트라이크존이 좁다보니 투수들이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가운데로 던지는데, 로사리오가 이 덕을 보고 있다"고 했다. 로사리오의 공격적인 성향은 출루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7월 8일 넥센-NC전. 2회초 NC 테임즈가 1사 2루에서 2점 홈런을 때리고 들어와 덕아웃에서 김태군과 홈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타점에선 로사리오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 소속팀의 타선 특성이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용규-정근우 등으로 짜여진 한화의 테이블 세터가 NC보다 좋고, 로사리오 앞 타순에 눈에 띄는 홈런타자가 없다. 상대적으로 테임즈보다 로사리오에게 타점 찬스가 많이 돌아간다고 봐야 한다.

조성환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로사리오가 첫해에 잘 치고 있지만, 테임즈가 아직까지는 낫다"고 했다. 조 위원은 두 선수의 타격 메커니즘을 설명하며 "로사리오 타격을 보면 배트 앞에서 맞는 면은 크지만 힘을 싣는 능력은 테임즈가 좋다. 힙턴이 좋은 테임즈는 빠른 배트 스피드를 활용해 장타를 생산하는데, 로사리오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향후 잠재력에 대해선 조 위원도 로사리오를 높게 봤다.

주루 플레이, 스피드에선 지난해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테임즈가 좋다.

성적도 탁월하지만 로사리오는 팀 융화가 좋은 선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테임즈-로사리오 2016년 시즌 성적 비교

이름=경기=타율(타수-안타)=홈런=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득점권 타율

테임즈=105=0.337(368-124)=39=108=106=0.447=0.739=0.340

로사리오=115=0.327(450-147)=30=112=71=0.371=0.600=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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