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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고 보니 '중박' 아니면 '대박'이다. 트레이드를 단행한 모든 팀이 가려운 곳을 긁고 있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긴 이닝을 책임져줬다. 올 시즌 10승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는 롯데 입장에서 아주 이상적인 투구다.
노경은은 저조한 득점 지원 탓에 승수는 많지 않으나 앞선 경기까지 5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이는 트레이드전 두산 유니폼을 입고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투구 내용이다. 롯데 팬들은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이 살아나기 전까지 노경은을 사실상 '1선발'로 불렀다.
고효준은 앞서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선발 등판한 1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아주 잘 던졌다. 5이닝 2안타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기본적으로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움직임이 예리했다. 약점으로 지적받은 볼넷도 최소화했다. 트레이드 이후 성적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경기에서 1홀드 1.96의 평균자책점다. 그야말로 '대박' 활약이다.
고효준을 내준 SK도 임준혁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처음 등판한 7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으나 13일 인천 롯데전 5이닝 무실점, 19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앞으로 투구수만 늘리면 더 큰 활약이 기대된다.
두산도 베테랑 김성배가 불펜의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롯데 시절 좀처럼 1군에 올라오지 못했던 그는 친정팀으로 돌아오자마자 단숨에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평소 김태형 감독은 "어린 투수들이 경기를 풀어가는 노하우가 부족해 아쉽다"고 했고, 셋업맨 정재훈마저 팔뚝 골절을 당해 속이 문드러졌지만 김성배가 노련한 투구로 고민을 덜어줬다.
이 밖에 김동한(롯데)은 2군으로 내려간 정 훈의 빈 자리를 비교적 잘 메우고 있다. 타격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아도 수비는 안정적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갔던 고원준(두산)은 1군 콜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는 최근 퓨처스리그에 등판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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