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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이 가장 원하는 그림은 에이스의 퀄리티 스타트, 그리고 중심타선 폭발이다. 해줄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주면 이것보다 쉬운 것이 없다.
경기전 KIA 구단 관계자들은 사실 긴장했다. 한 KIA 관계자는 "우리팀 타자들이 처음보는 투수 볼에 낯가림이 심하다"고 말했다. 처음 상대하는 투수에게는 자주 고전한다는 얘기. 삼성 선발은 고졸 신인 최충연(19)이었다. 장원삼의 부상으로 5선발 정인욱이 중간계투를 맡게 됐다. 땜질 선발로 최충연이 낙점됐다. 하지만 KIA 타자들은 1회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사 2루에서 4번 나지완이 좌전적시타로 선제타점을 올렸고, 5번 이범호가 곧바로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KIA는 3-0으로 일단 승기를 잡고, 징크스와도 멀어졌다. 무너질 것 같았던 삼성 최충연은 2회부터 힘을 냈다. 커브볼 위력이 살아나면서 직구 제구까지 좋아졌다. 이 사이 삼성은 3회 박한이의 2타점 적시타, 5회 구자욱의 희생플라이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팽팽해진 승부. 경기중반 에이스 헥터와 신인 최충연의 힘겨루기 양상.
KIA의 집중력은 5회말 빛났다. 2사후 1번 김호령 볼넷, 2번 서동욱 좌전안타, 이어 3번 김주찬이 삼성 좌익수 최형우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5-3으로 균형을 허물었다. KIA는 6회말 김주형의 적시타로 6-3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7회 박해민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1사 1,2루에서 구자욱과 최형우가 외야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삼성 클린업 타선은 KIA와 달리 철저하게 침묵했다.
한일 통산 600홈런에 도전하고 있는 이승엽은 4경기째 홈런 침묵이다. 전날까지 헥터를 상대로 10타수 무안타였는데 이날도 헥터에 3타수 무안타에 그쳐 마수걸이 히트에 실패했다.
그나마 삼성이 건진 부분은 최충연이었다. 최충연은 4⅔이닝 5안타 5실점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자신의 볼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퀄리티 스타트를 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다음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피칭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최고 스피드는 고교시절 148㎞에 못미치는 142㎞였다. 스피드는 부족했지만 커브의 각이 좋았다. 2회부터 4회까지 상대타자들을 요리하는 깔끔한 투구패턴은 인상적이었다. 5회 2사후 갑자기 밸런스가 무너졌지만 향후 선발기회를 더 얻을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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