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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의 타자로 통산 기록의 제왕은 양준혁(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다.
삼성의 이승엽이 양준혁의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통산 최다홈런은 이미 넘어서 KBO리그 유일의 400홈런을 돌파했다. 일본에서 친 홈런 159개를 포함해 총 598개의 홈런을 쳐 한일통산 600홈런에 단 2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승엽은 24일 대구 SK전에서 1타점을 추가하며 통산 1390타점을 기록해 또 한번 양준혁을 넘어섰다. 내년까지 현역 생활을 하기로 한 이승엽이기에 사상 최초의 1500타점도 노릴 수 있다. 통산 득점도 이승엽이 1270득점을 기록하고 있어 양준혁(1299득점)을 넘어서 최초의 1300득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루타수도 이승엽이 3780루타를 기록하고 있어 내년이면 양준혁(3879)이 2위로 내려갈 듯하다.
일단 통산 안타 기록은 깨지기 쉽지 않은 기록으로 꼽힌다. 2300개는커년 2200개의 안타를 친 선수도 양준혁이 유일하다. 역대 2위가 2100개를 친 장성호였다. 현역 선수들 중에서는 두산 홍성흔이 2046개로 가장 많은 안타를 쳤지만 최근 부상 등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LG 이병규 역시 1군에 오르지 못하며 통산 안타가 2042개에서 멈췄다. 얼마전 2000안타를 돌파한 박용택이 2014개를 기록 중. 정성훈(1995개)과 이승엽(1990개) 박한이(삼성·1986개)이 2000안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아직 양준혁의 기록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300개를 치려면 2년 이상 건강하게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수가 늘어나 안타도 더 많이 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양준혁의 기록을 깨려면 쉽지 않다.
4사구도 양준혁에겐 소중한 기록. 그만큼 좋은 선구안으로 참았다는 뜻이다. 1380개의 4사구로 1위에 올라있는데 이를 넘볼 선수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한화 김태균이 1067개로 역대 랭킹 4위로 올라섰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경기 출전은 조금 불안하다. 양준혁의 2135경기를 넘어설 후보자들이 보인다. 현역 선수 중 정성훈이 1순위 후보로 나섰다. 24일까지 총 1991경기에 출전한 정성훈은 올시즌 2000경기 돌파가 가능하고, 내년에도 건강하게 꾸준히 출전한다면 새 기록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1940경기 출전으로 현연 선수 중에서 1위였던 홍성흔은 올시즌 17경기 출전에 그쳐 1957경기를 기록 중이다. NC 이호준이 1944경기, 한화 조인성이 1920경기, kt 이진영이 1915경기에 나서 2000경기를 노리고 있고, 몸관리를 잘해 꾸준히 출전할 수 있다면 양준혁의 기록에 도전해볼만하다.
양준혁이 은퇴한지 6년인데도 양준혁의 이름이 통산 기록에 많이 남아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가 건강하게 꾸준히 좋은 활약을 했었다는 뜻이다. 제2, 제3의 양준혁이 출현해야 KBO리그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양준혁의 기록이 깨질 때마다 신기록을 쓴 선수에게 축하의 박수를 쳐줘야 하지만 그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먼저 가서 목표가 돼 준 양준혁에게도 고마움의 박수를 보내야 할 것 같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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