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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후반기 ERA 9.00 손승락을 어찌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8-11 10:56


마무리 손승락이 연일 난타를 당하며 불안감을 보임에 따라 롯데 자이언츠의 후반기 순위 싸움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평균자책점 13.50과 블론세이브 2개, 그리고 피안타율 5할7푼9리(19타수 11피안타).

지난 겨울 60억원을 받고 롯데 자이언츠의 뒷문을 지키기 위해 이적한 마무리 손승락의 최근 4경기 성적이다. 롯데가 최근 5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마무리 손승락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나타내고 있다. 롯데는 10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끝에 5대7로 패했다.

1-5로 뒤지고 있던 9회초 타선이 뒤늦게 터져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 10회말 박시영이 테임즈에게 끝내기 투런홈런을 얻어맞아 '헛심'만 쓴 꼴이 됐다. 롯데는 NC전 9연패를 당했다. 이렇게 패하는 과정에서 마무리 손승락의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손승락은 1-3으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 이날 등판은 실전 감각 차원에서라도 자연스럽고 정당했다. 게다가 충분히 휴식을 취한 상황이니 추가 실점을 막아준다면 롯데는 9회초 공격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그런데 손승락은 안타 2개를 맞고 2실점했다. 그 중 한 개는 실책이 끼어있어 비자책점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2루수 정 훈이 1루로 악송구하는 바람에 무사 1루가 됐다. 김성욱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타석과 대기타석에는 최정상급 거포 나성범과 테임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손승락은 나성범에게 좌측 2루타, 테임즈에게 우측 2루타를 연거푸 얻어맞았다. 결국 손승락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수비실책이 있었지만, 팀이 믿는 투수라면 "막아줬어야 했다"는 것이 경기후 코칭스태프가 밝힌 아쉬움이었다. 물론 결과론이고, 투수가 점수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손승락은 최근 컨디션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4경기 연속 실점을 하면서 세이브 상황을 두 번이나 날렸다. 지난 3일 넥센전에서는 5-4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사후 연속 3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뒤 9회말 타선이 상대의 실책으로 겨우 이겨 구원승을 가져갔다. 앞서 지난달 29일 kt 위즈전에서는 9회초 타자들이 11-10으로 역전을 한 직후 9회말 3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재역전을 허용,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함께 기록했다.

손승락은 전반기에도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불안감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7경기 가운데 6경기에서 실점을 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이날 현재 손승락의 평균자책점은 4.21이지만, 후반기에는 9.00에 이른다. 후반기 피안타율은 4할5푼5리, 피출루율은 5할2푼6리, WHIP(이닝당 출루 허용)는 2.86이다. 즉 한 이닝에 보통 주자 3명을 내보냈다는 의미다.

팀마다 40~49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불펜진 운영은 순위 싸움서 가장 중요한 전술이다. 마무리가 난조를 보이면 방법이 없다. 이날 NC도 마무리 임창민이 9회초 4실점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면서 그 충격을 최소화했다. 이 점에서 롯데는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롯데 벤치가 과연 계속해서 손승락을 믿고 뒷문을 맡길 수 있을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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