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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8월, 한화에 어떤 의미 남길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8-08 03:53 | 최종수정 2016-08-08 03:54


2016년의 8월은 한화 이글스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 1년전과 마찬가지로 참담한 비극의 시간이 될까, 아니면 기적같은 반전의 순간이 될까. 일단 초반 행보는 나쁘지 않다. 위태롭지만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아직 20경기가 남아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왼쪽)과 선수들이 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8대3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 이글스
'패-승-패-승-패-승'. 8월 첫주 한화가 치른 6경기의 결과다. 막강한 상승세를 타던 KIA 타이거즈와 시즌 초부터 계속 리그 선두권에서 순항하던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거둔 성적치곤 나쁘지 않다.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불펜 난조로 두 차례 역전패를 당하며 루징시리즈(3연전 중 2패 이상)를 기록했지만, NC와의 홈경기에서는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연패를 피했고, 주간 승률 5할을 유지했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이만하면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팀 투수진의 전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주간 '5할 승률'을 지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발 송은범과 전천후 스윙맨 장민재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송은범은 이미 지난 7월22일에 어깨 근육 손상으로 엔트리에 빠져있었고, 장민재는 지난 3일에 갑작스럽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오른쪽 팔꿈치에 만성적으로 갖고 있던 통증이 재발해 지난 3일에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원래 한화 김성근 감독은 장민재를 3일 광주 KIA전에 선발로 쓸 예정이었다. 송은범의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장민재를 선발로 적극 활용하며 버틸 계획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통증 때문에 이런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게다가 송은범과 장민재의 이탈 공백을 메우기 위해 2군에서 콜업한 투수들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다시 2군으로 보내는 일도 있었다. 김범수는 하주석의 사구에 따른 백업 내야수의 필요성 때문에 콜업 하루만에 2군으로 보냈다. 또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추천을 받은 배영수는 실제로 1군에서 구위를 점검한 결과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판단을 내려 4일만에 엔트리에서 뺐다. 두 선수 모두 1군에서 단 1경기에도 나오지 못했다.

이같은 과정들 때문에 한화 역시 상당한 고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첫 단추는 제법 잘 끼워맞췄다. 원동력은 역시 막강한 공격력 덕분이다. 8월 첫주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5.98로 전체 6위였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코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순 없다.

그럼에도 주간 승률 5할을 지킨 힘은 무려 3할4푼3리로 주간 타율 1위를 찍은 타선에 있었다. 이 기간의 한화 타선은 홈런을 2개 밖에 치지 못했지만 무려 81안타(2루타 16개, 3루타 2개)를 폭발시키며 45타점을 쓸어담았다. 그러나 타선의 힘은 언제든 한 순간에 식어버릴 수 있다. 체력적이 고비를 느낄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타격만 믿고 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결국 한화는 대단히 조심스럽게 8월의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듯 하다. 일단은 송은범과 장민재가 건강하게 돌아오기 전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나마 장민재는 큰 부상이 아니라 늦어도 8월 중순까지는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마운드는 좀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이때까지 4~5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만 않으면 역전 가능성이 있다. 타자들의 체력을 신중히 안배하면서 8월 중순이후 본격적인 승부를 거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 하다.


중요한 건 8월 전체를 어떻게 보내느냐다. 지난해의 뼈아픈 교훈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지난해 한화는 전체 시즌을 통틀어 8월에 가장 고전했다. 9승16패로 월간 승률 9위를 기록했고, 결국 여기서 얻은 데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채 6위에 머물렀다. 이런 참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팀 운용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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