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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경기 출전 기록을 채울 수 있을까요?"
그래도 홍성흔은 주눅들지 않고 덕아웃에서 후배들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김 감독이 바라는 것도 이런 부분이다. 홍성흔이 있고, 없고에 따라 덕아웃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홍성흔의 리더십은 오랜 기간 두산, 롯데 자이언츠에서 증명돼왔다.
그러나 선수 본인 입장에서는 야구로도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 야구를 못하며 엔트리를 채우고 있는 것은 후배들에게 미안한 일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 홍성흔은 "언제 경기에 나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운동 뿐이다. 어떻게라도 팀에 도움이 되려면 준비를 잘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타 역할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기회를 잘 살리겠다는 뜻이다.
홍성흔이 2000경기 출전에 집중하는 이유는 2000경기-2000안타 기록 달성을 위해서다. 홍성흔은 개인 2042안타를 기록중이다. 이미 역대 5번째 2000안타 대기록은 달성했다. 2000안타 달성자 가운데 이병규(LG 트윈스)를 제외한 양준혁(MBC 스포츠+ 해설위원) 전준호(NC 다이노스 코치) 장성호(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모두 2000경기 출전 기록을 돌파했다.
그렇다고 홍성흔이 팀에 민폐를 끼치며 자신의 개인 욕심을 챙기고픈 마음은 없다. 홍성흔은 "개인 기록도 소중하지만, 그걸 위해서는 내가 더 잘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돼야 기록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홍성흔의 2000경기 출전은 자신의 노력, 그리고 김 감독과 팀의 배려가 모두 동반될 때 달성 가능해 보인다. 운도 따라야 한다. 경기가 타이트한 상황에서 기존 잘치는 타자들이 마지막 이닝 찬스를 맞이하는데, 무리하게 홍성흔을 투입하기도 힘들다. 과연 홍성흔은 올시즌 대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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