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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직구' 장민재·김기태의 반전, 핵심은 몸쪽 승부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8-02 08:46


올 시즌 괄목할 성장을 보인 장민재(한화 이글스)와 김기태(삼성 라이온즈). 스포츠조선 DB.

쓸 만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KBO리그에 괜찮은 투수가 나타났다.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성공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이들이다. 한화 이글스 장민재(26), 삼성 라이온즈 김기태(29)다. 김기태는 삼성 에이스 소리까지 듣고, 장민재는 팬들이 믿고 보는 투수다. 둘은 몸쪽 승부를 아주 잘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장민재는 30일까지 36경기에 등판해 4승3패1홀드 4.08의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다. 구원으로 나간 29경기에서 1승1패 4.41의 평균자책점. 선발로 나간 7경기에서는 3승2패 3.58의 평균자책점이다. 그는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5⅔이닝 4안타 무실점이다.

장민재는 한대화 감독 시절에도 제구나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KBO 감독관을 맡고 있는 한 감독은 "4회까진 잘 던졌다"고 했다. 그러나 5회가 문제였다. 승리 투수 요건을 눈앞에 두고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 장민재는 "2011년 너무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몸에 힘이 들어갔다"고 했다.

지금은 멘탈적으로 강해졌다. 1~4회나 5회나 같다. 오프시즌 류현진(LA 다저스)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커브, 너클 커브를 익힌 덕분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마인드 컨트롤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그는 "손가락이 짧아 커브를 던질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현진이 형에게 그립을 배운 뒤 요긴하게 써먹고 있다. 카운트를 잡을 때 너클 커브를 던지고 삼진을 잡을 땐 그립을 꽉 잡아 강하게 챈다"며 "요즘은 체인지업도 잘 들어간다"고 했다.

과감한 몸쪽 승부도 올 시즌 장민재를 새로 태어나게 했다. 그리 빠르지 않은 143㎞ 안팎의 직구를 우타자 옆구리 쪽에 붙이면서 공포심을 심어주고 있다. 그는 "솔직히 바깥쪽 제구는 늘 자신 있었다. 이를 살리기 위해 몸쪽 더 깊숙한 곳에 던진다"며 "일부로 더 세게 던진다"고 했다. 아울러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이다. 지금도 선발을 하고 있지만 언제 불펜 투수로 나갈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 캐치볼이나 아주 가볍게 불펜 피칭을 한다"면서 "선발로 나갈 때도 불펜에서는 그리 많은 공을 던지지는 않는다. 10개 정도 던지면 어깨가 풀린다"고 했다.

벌써 프로 11년차가 된 김기태도 반전의 연속이다. 추격조로 시즌을 맞았다가 5월10일 잠실 LG 트윈스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전환해 4승3패 5.83의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다. 그는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다고 볼 수 있으나 선발 수업을 전혀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피칭이다. 지난달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⅔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27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야수의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 5이닝 5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김기태는 작년부터 타점을 높이고 스플리터를 연마하며 변신을 꾀했다. 공이 깨끗하고 투구 패턴이 뻔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올 시즌은 그 노력이 마침내 빛을 보는 한 해다. 장민재와 마찬가지로 직구가 아주 빠르진 않으나 몸쪽 승부를 피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공을 던지며 결과까지 좋다.

김태한 삼성 투수 코치는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마운드에서 안정감이다. 꾸준히 출전하면서 쫓기는 게 없다"며 "스플리터와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고 최근 들어서는 몸쪽 승부를 잘 하며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있다"고 칭찬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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