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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는 불펜투수에게 물어봐야할 것 같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다. 아주 고약한 변수 말이다. 최근 문제점을 드러낸 두산 불펜이다. 선발 장원준에 이어 9회 마운드에 선 정재훈이 2사 1루에서 롯데 최준석에게 우중월 2점을 맞았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한방을 내줬다. 승부는 4-4 원점으로 돌아갔고, 당연히 장원준의 승리도 날아갔다.
불펜 때문에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두산은 아이러니하게도, 상대 마무리를 두들겨 승리를 가져왔다. 4-4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2루. 민병헌이 롯데 손승락을 맞아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불펜 난조로 울다가 웃은 두산이다. 끝내기 안타는 이번 시즌 12번째이고, 민병헌 개인으로는 3번째다. 승리의 행운은 두산 세번째 투수 윤명준에게 돌아갔다.
롯데도 2회초 바로 1점을 따라갔다. 선두타자 짐 아두치가 중견수쪽으로 때린 타구를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펜스에 부딪히면서 놓쳤다. 아두치는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렸는데, 두산 좌익수 김재환이 3루쪽으로 던진 공이 악송구가 됐다. 이를 본 아두치가 홈까지 뛰어들어들었다. 1-1. 수비 실책으로 '장군멍군'을 부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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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반격도 매서웠다. 4회말 선두 타자 에반스가 중전안타, 김재환 오재원이 연속해서 2루수쪽 내야안타를 때려 1점을 따라갔다. 2-2 동점. 이어 국해성의 중전안타로 무사 만루가 됐고, 박세혁이 좌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두 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런데 또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마운드와 1루 사이로 떨어진 공을 레일리가 잡았다 놓치면서 3루 주자는 홈을 파고들었고, 타자주자는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4-2 두산 리드.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었다.
잠실=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